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에도 '로열층·로열동' 쏟아진다

2014-03-10 15:00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분양을 앞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에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일명 '로열동', '로열층' 물량이 쏟아진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현금청산을 선택한 조합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0일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을 앞둔 인천 부평구 부평5구역 '래미안 부평' 아파트는 조합원 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6층 이상으로 배정됐다. 올해 9월 입주하는 이 아파트는 총 1381가구 중 124가구(전용면적 84·114㎡)가 일반 물량이다.

이달 말 분양하는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 '목동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전용 59㎡는 대부분 일반분양 몫으로 돌아간다. 총 1081가구 중 전용 59㎡ 공급가구수는 162가구다. 이 중 조합원 신청 물량은 18가구에 불과해 결국 144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배정됐다. 당초 조합원 수가 적고 기존 조합원들의 대지지분도 커서 일반분양 물량 자체가 많은 데다 조합원들이 대부분 전용 85㎡ 이상으로 신청해 로열층 물량이 상당수 일반분양으로 배정된다.

예전에는 조합원이 5층 이상의 로얄층, 조망권이 좋은 동 등 선호도가 높은 동·호수를 먼저 선점한 뒤 나머지 물량을 일반분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관리처분 시 지분에 따라 조합원들이 먼저 좋은 동호수를 골라가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로열층을 일반분양으로 배정시키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일반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현금청산이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최근 1~2년 사이에는 한 개 동이나 라인 전부를 일반분양으로 돌리거나 조합원들에게 비로열층까지 섞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동·호수를 배정하고 남은 물량을 내놓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달 분양하는 '마곡 힐스테이트'는 조합원 동·호수와 일반분양 동·호수를 분리해 일반분양 아파트에도 로열층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 아파트는 총 603가구 규모로 이 중 306가구(전용 59~114㎡)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선호 층의 물량을 일반분양만으로 배정해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추후 마케팅이나 영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자연스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들은 빠른 분양을, 수요자는 좋은 물건을 분양 받을 수 있어 이러한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