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진짜사나이' 리얼 체험에서 병영 캠프로 변한 '가짜사나이'

2014-03-10 08:00

진짜사나이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해 4월, 연예인들이 직접 병영 체험을 한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11개월이 지난 지금, 시청자들은 병영 체험이 아닌 병영 캠프로 변한 '진짜사나이'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9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사나이'에서는 불사조 산악특공대대에서 생활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짜사나이' 멤버들은 혹한기 훈련을 받으며 다양한 체험을 했다.

야밤에 갑자기 밖으로 집합한 멤버들에게 야간 담력 훈련이 이어졌다. 2인1조로 짝을 이뤄 미리 설치해둔 귀신을 지나는 훈련이었다.

동굴 안에는 이미 잠복해 있던 귀신과 저승사자가 발을 잡았고 갑작스러운 총성이 울러퍼지며 멤버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서경석은 "내 손을 놓지 말아달라"고 말하며 연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김수로는 무서울 때마다 괴상한 주문을 외우며 공포를 극복했다.

귀신이 나올 때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자지러지게 놀라는 멤버들의 모습은 웃음보다는 싸늘한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오히려 영하의 기온에서 '진짜' 혹한기 훈련을 받는 장병들을 비웃는 듯한 장치였다.

애초 '진짜사나이'는 '리얼'을 강조했다. 초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진정성'에 있었다.

일반 장병들과 같은 훈련을 받고 같은 땀을 흘리는 모습에서 남자 시청자들을 공감대를 얻었고 여자 시청자들은 군대의 실제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며 군장병들의 노고를 알게 했다.

간혹 등장하는 체육대회 등의 행사는 진짜 병영 생활과는 거리가 먼 이벤트였기에 어느정도 자유로운 분위기도 허용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된 '진짜사나이'는 그야말로 리얼한 병영 체험을 병영 캠프로 만들어버린 결정적인 '한 방'이 돼버렸다. 어느새 '가짜사나이'가 된 '진짜사나이'. 언제쯤 '진짜'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