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테러 가능성↑ "조종사 왜 비상신호 못 보냈나"
2014-03-09 14:05
"여객기 잔해가 사고원인 밝혀줄 것"… 신원 불확실자 4명으로 늘어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이 테러 공격을 당했을 것으로 주장이 제기됐다. 말레시이사 여객기의 탑승자 2명이 도난신고된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난됐던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여권이 발견되면서 미스테리는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탑승객 명단에 오른 오스트리안 크리스티안 코젤(30)은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다. 그는 2년 전 태국 여향을 하던 중 여권을 도난당했었다. 또 다른 탑승객 명단이었던 이탈리아인 루이기 마랄디(37)도 태국의 푸켓에서 살고 있다. 그는 1년 전에 태국에서 여권을 도둑맞았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2명의 여권이 추가 도난된 것이라며 총 4명의 신원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테러리스트들이 도난 여권을 이용해 여객기를 납치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에선 어떤 긴급 신호나 메시지가 없었다고 항공사 측의 설명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흐마드 자우하리야흐야 말레이시아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조종사가 조난신호를 보냈다는 정황이 없다"며 "비행기에 긴급한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들이 신호를 보낼 여유가 없을 정도로 사태가 매우 급박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8일 오전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은 여객기의 실종의 원인 가능성으로 테러 공격을 배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당국은 여전히 추락지점을 찾고 있으며 테러의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NBC방송은 미국정부가 이미 여객기가 테러 공격을 당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상을 밝혀줄 단서는 여객기의 잔해 크기다. 잔해가 수십km에 걸쳐 넓게 퍼져 있으며 비행기가 공중 폭파됐다는 것이다. 즉 폭탄 테러나 대규모 기체 파손이 발생됐다는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잔해규모가 작으면 여객기는 정상적인 상태로 추락, 바다와 부딪쳤다는 것을 얘기한다.
추정되는 이번 사건의 원인은 폭탄 납치 테러, 조종사의 방향 상실, 엔진 고장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고는 긴급 신호가 없었고 이착륙 중 문제도 아닌 점에서 테러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은 보잉 777-200 여객기로 2년 전 오른쪽 날개를 크게 수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기체 문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항공 전문가 베르나르 샤베르는 "이 항공기가 2012년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와 충돌하면서 오른쪽 날개의 일부 부품이 교체해야 했다"고 말했다.
승객 승무원을 포함해 239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은 실종된 후 주변국들도 합동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쿠알라룸푸르에공항에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여객기를 찾는데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15대의 항공기와 9개의 배를 내보내 실종된 여객기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도 군합과 수색용 항공기를 파견했으며 미국 해군도 군함과 정찰기 지원에 나섰다. 실종된 여객기 승객 227명 가운데 154명이 중국인이다.
한편 베트남 현지신문은 베트남 해군의 말을 인용해 여객기가 베트남 남서쪽 토추섬에 추락했으며 구조작업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해안선에 거대한 유막과 연기가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베트남 남부해역에서 수상한 유막이 발견돼 말레이시아항공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