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내벤처 프로그램 ‘현대 벤처플라자’, 시작은 창대했지만…

2014-03-05 15:31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현대 벤처플라자’가 출범한지 15년이 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에서 사내벤처 창업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인 현대 벤처플라자는 대기업이 연구 개발 및 자금 지원을 통해 직접 벤처기업의 육성을 장려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실적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상황이다.

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창설된 사내벤처 지원 기구인 벤처플라자에서 지금까지 지원을 받아 벤처기업으로 분사한 기업은 총 7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현대 벤처플라자 출범 이후 여섯 번째로 분사한 중소형 선박엔진 설계하고 개발하는 ‘현대 씨즈올’이 있다. 주로 개인용이나 레저용 요트에 사용되는 엔진을 개발한다.

그러나 현대 씨즈올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없고, 현대 씨즈올도 벤처플라자 출범 당시 목적이었던 IT분야 시너지와는 거리가 있는 분야다.

현대 벤처플라자는 자체적으로 분사 모델과 함께 기술개발형 벤처도 함께 운영해 오고 있으나 15년 동안 분사에 성공한 기업이 7개에 그쳤다는 것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IT분야와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그룹 내에서 이 분야의 자체 연구개발 성과를 낼 수 있는 현대 벤처플라자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분사에 성공한 기업들을 포함해 현대 벤처플라자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거나 지원을 받고 있는 벤처기업은 차량IT 분야 6개, 클린테크(CleanTech)부문 5개, 지능형 안전 부문 4개, 기타 3개 등 총 18개다.

IT기업에서는 이미 사내 벤처를 통한 성공적 사례가 많이 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이자 종합 IT·모바일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는 이해진 의장이 삼성SDS의 사내벤처인 ‘네이버 포트’를 꾸리며 시작됐다.

삼성SDS는 네이버 외에도 보안전문기업인 파수닷컴을 배출해 내기도 했다.

최근 SK플래닛은 최근 2011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플래닛X’를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자사 임직원들에게 사내벤처를 지원해 주는 ‘크리에이티브랩(C랩)’을 출범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사내벤처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이유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칫 정체될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자체적으로 육성하기 위함”이라며 “사내벤처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하면 기업 자체적 발전 뿐 아니라 전체 산업계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