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3조9000억 달러 넘는 예산안 의회 제출

2014-03-05 14:39
전년보다 2500억 달러 증가, 재정적자 850억 달러 감소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조 9000억 달러가 넘는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 1일∼2015년 9월 30일)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총 3조 9010억 달러 규모의 2015회계연도 정부 예산 요구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전년도의 3조 6510억 달러보다 250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세입액은 3조 3370억 달러, 세출액은 3조 9010억 달러로 재정적자는 564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의 6490억 달러보다 850억 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2008회계연도의 4590억 달러 이후 최저치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18회계연도에는 재정적자를 4130억 달러로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은 2014회계연도 3.7%에서 2015회계연도 3.1%, 2018회계연도엔 1.9%로 하락할 전망이다.

정부 부채는 2014회계연도 12조 9030억 달러에서 2015회계연도 13조 5920억 달러로 증가해 GDP 대비 비중은 같은 기간 74.4%에서 74.6%로 올라간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재량적 지출 규모는 1조 1500억 달러로 전년의 1조 1740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이 중 국방 예산은 6060억 달러로 전년보다 60억 달러 감소해 지난 2007회계연도의 5510억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업 보험이나 양로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를 위한 예산은 8960억 달러로 전년의 8520억 달러보다 440억 달러나 급증했다. 사회보장제도를 위한 예산은 2017회계연도에 1조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 의료보장제도) 예산은 2014회계연도 5130억 달러에서 2015회계연도 5290억 달러로, 메디케이드(65세 미만 저소득자와 신체 장애자 의료보조제도) 예산은 3080억 달러에서 3310억 달러로 증액됐다.

세수에서는 개인 소득세가 1조 4980억 달러로, 법인 소득세가 4120억 달러로 증가한다. 전년에는 각각 1조 3890억 달러, 3330억 달러였다.

이외에 이번 예산안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날 제시한 경기 부양을 위한 고용과 교육, 직업 훈련 등의 프로그램에 56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고 포괄적인 이민 개혁으로 불법 체류자에게 합법적 자격을 제공해 앞으로 20년 동안 세수를 1조 달러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규 투자분은 국방 부문과 교육, 연구 및 개발(R&D) 등 내수 부문에 균형적으로 배분됐는데 이 중 도로·교량 등 교통 분야와 공공 일자리 프로젝트, 저소득층 세금 감면 등에 3020억 달러, 저소득층 및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4세아 취학 전 교육 프로그램에 660억 달러가 쓰인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는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들에게 최소 30%의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버핏룰’ 등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세수를 5980억 달러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예산안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성장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토대에서 경제를 재건하려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