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통합신당행…야권 ‘디테일 전쟁’ 돌입

2014-03-04 18:29
安측, 경기 공천 사활…‘박원순-박영선’ 모델 꿈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디테일 전쟁’에 돌입했다.

4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6·4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경선 룰을 둘러싸고 치킨게임에 접어든 모양새다.

김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정치 질서를 만드는 길에 나서기 위해 교육감 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10일쯤 뒤 경기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통합신당은 '박원순(서울)-김상곤(경기)’ 투톱 체제에 부산 시장 출마 선언이 임박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가세하게 되면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민주당의 조직과 새정치연합의 중도층 흡수력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면, 야풍(野風) 확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등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해 수도권을 시작으로 부산·호남 등을 휘젓는다면, 통합신당의 파급력은 배가 된다.

문제는 내부교통 정리다. 김 교육감에 앞서 민주당에선 김진표·원혜영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이 ‘삼고초려’한 김 교육감을 단순 추대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선 룰의 복잡한 셈법을 놓고 양측 간 잡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내부적으로 경기와 부산·호남 등 3곳 광역단체장 후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그건 안철수 위원장이 죽는 길이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지역순회 방식의 국민참여경선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박영선 모델인 ‘3(시민참여경선)·3(여론조사)·3(배심원단)’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내 좋은 인사들이 많지만, 민주당은 통합 과정에서 자기를 버리고 정치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범야권단일후보 과정에서 벽에 부딪힌 안 위원장 측이 정치혁신을 고리로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할 경우 계파 갈등만 증폭,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무공천을 정치혁신의 상징인양 주장한 안 위원장이 (추대를 요구할 경우) 자기 덫에 빠질 수 있다. 이것이 통합신당의 딜레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