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체감 물가 여전히 부담 … 다소비 생필품 위주로 대폭 가격인상
2014-02-28 11:54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지난해 생활필수품 대부분이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소비 품목을 위주로 가격 인상폭이 커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매월 셋째 주 목-금 양일간 서울시 25개구의 300개 유통업체에서 생활필수품 및 가공식품 31개 품목에 대해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전체 31개 품목 중 16개 품목이 연초 대비 연말 평균 소비자가격이 상승했고, 15개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으며, 평균 가격인상률은 0.7%로 나타나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이었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고추장 9.7%, 우유 9.3%, 두부 8.6%, 밀가루 5.0% 등 다소비 품목에서 주로 가격 인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지난해 서민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러웠건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로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으로 우유 품목의 가격 변동이 가장 컸다.
1월 대비12월 매일우유(1L), 서울우유(1L), ‘맛있는우유GT’(1L)가 각각 10.4%, 9.5%, 8.2% 가격이 인상돼 가격인상률 상위 8개 제품 중 3개에 이름을 올렸다.
고추장은 ‘청정원 태양초 찰고추장’(대상, 1kg) 10.2%,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CJ제일제당, 1kg)이 9.1% 인상됐고, 두부는 풀무원 ‘국산콩 부침두부’(300g)가5.0% 인상된 반면, CJ 제일제당 ‘행복한콩 국산콩 부침두부’(300g)는 무려 12.2%가 인상돼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특정 제품군에 대하여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에서 가격 조사를 실시하는 초코파이(오리온)와 카스타드(롯데제과) 제품의 경우 2013년 한 해 동안 각각 1.3%, 1.4% 가격이 인상돼 인상률 차이가 0.1%에 불과했다.
가격 인상 시기 또한 초코파이는 2012년 9월, 카스타드는 2012년 10월로 나타나 불과 한 달 차이에 지나지 않았다.
밀가루(CJ제일제당,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는 1~2월, 우유(유업계 전체)는 8~9월 제조회사의 가격 인상이 발표됐고, 인상률 역시 유사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가 올해 1~2월내 각각 6.5%, 6.6%로 거의 동일하게 가격이 인상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동일 제품군 내에서는 가격대도 비슷하게 형성하고 있어, 식용유(1.8L)의 경우 제조 3사(오뚜기, CJ제일제당, 사조해표)의 주요 제품에 대한 최고가와 최저가가 98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밀가루(1kg)와 고추장(1kg)의 경우 판매순위 1, 2위 간의 평균가격 차이가 각각 65원, 165원에 불과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제품원가에서 차지하는 원재료가격은 비슷하다 하더라도 시장규모가 다르고, 인건비, 광고비 등 제조사마다 지출하는 판매관리비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제품간 가격 차이가 1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더구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은 철저한 가격비교를 통해 저가 상품을 구입하려 노력할 것임에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브랜드별 가격 차이가 미미해 가격으로 인한 선택이 어려워 가계가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절약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