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우아한 거짓말’, 당신의 자녀는 안녕한가요?
2014-02-26 10:21
“가족이니까 비밀이 있는 거야…그래서 더 끈끈하지”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제작 유비유필름, 무비락)은 왕따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올해 만 46세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이사와의 사이에서 기현, 기훈 두 아들을 낳은 김희애는 홀로 두 딸을 키우는 엄마 현숙으로 분했다. 현숙은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언제나 주책 맞을 정도로 쿨하고 당당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어느날 둘째 딸 천지(김향기)가 자살을 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내 첫째 만지(고아성)에게 “세 명분만큼 우리 둘이 더 행복하게 열심히 잘살자”는 긍정적인 말을 한다. 하지만 부모에게 있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일이 쉽지가 않다. 현숙과 만지는 왜 천지가 유서 한 장 없이 세상을 떠났는지 몰랐다. 궁금했다. 언제나 가족에게 밝은 모습만 보이고, 예쁜 말만 하던 딸이, 동생이 왜 스스로 목을 맸는지.
코믹 연기로 영화에 숨통을 틔워주는 유아인(추상박 역)은 유일하게 천지의 속마음을 많이 알고 있던 인물. 왕따 경험이 있었던 추상박은 천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고민 상담을 해줬다. 추상박은 이런 얘기를 한다. “가족이니까 비밀이 있는 거야…그래서 더 끈끈하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한테는 비밀을 털어 놓을 수가 있어. 왜냐하면 비밀이 새어나갈 염려가 없거든.”
역설적이지만 왕따였던 추상박이 천지의 고민과 속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천지의 죽음에 안타까워한다. 천지는 가족에게 외롭지 않다고 ‘우아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혹시나 ‘우아한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여나 가족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 비밀로 부쳐두고 있지는 않은지 조금 더 대화를 나눠보는 게 어떨까.
12세 이상 관람가로 내달 13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1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