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 권혁 시도그룹 회장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21일 권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34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권 회장은 국내에 머물고 있으면서 조세회피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위장해 2200여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 2011년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법원은 종합소득세 1672억여원과 법인세 582억여원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 소득세 2억4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사기 등 부정한 행위가 있어야 하나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시도상선의 홍콩법인인 시도카캐리어서비스(CCCS)를 국내에 둔 내국 법인으로 보고 세금 납부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권 회장이 미화 2000만달러를 당국에 납부했고 나머지 세금도 판결이 확정될 경우 추가납부를 약속한 점과 8개월간 수감된 점 등을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

앞서 재판부는 권 회장이 최장 구속기간 8개월을 모두 채운 뒤 그를 보석으로 석방했다. 이후 관련 행정소송의 1심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결심공판 후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한국의 선박왕으로 불리는 권 회장은 매출액 2조원대, 자산 규모는 5조원대의 선박임대회사인 시도상선을 운영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