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일부 자산운용사가 연이은 적자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인가·등록 유지에 필요한 최저자기자본(유지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침체로 인해 수년간 이어진 만성 적자가 자기자본을 까먹은 탓이다.

특히 더커자산운용과 프런티어자산운용의 경우 2년째 기준에 미달, 시장 퇴출 위기에 놓여있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더커자산운용의 자본총계는 72억136만원으로 자본시장법에서 요구하는 최저자기자본 요건인 112억원에서 40억원 가량 부족한 상태다. 더커자산운용의 최저자기자본은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등의 인가로 160억원이다.

현행법상 금융투자업의 인가 및 등록 유지를 위해서는 해당 등록업무 단위별 최저자기자본의 100분의 7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유지요건은 매 회계연도 말 기준이다. 유지요건에 미달한 금융투자업자는 1년의 유예기간을 부여, 다음 회계연도 말에 또다시 미달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된다.

더커자산운용(3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3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77억1778만원으로 최저자기자본 요건보다 34억원 남짓 부족했다. 이에 다음 달까지 자본총계 112억원을 못 맞출 경우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더커자산운용은 2012회계연도 영업손실 4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3~12월에는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더커자산운용 관계자는 “3월 말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총계를 끌어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현재까지 증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최악에는 인가를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JB금융지주로의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JB금융이 더커자산운용을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배주주 변경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위의 지배주주 변경승인을 언제 해주느냐에 따라 더커자산운용의 인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3월 안으로 인가가 날 것으로 보여 유상증자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주주 적경성 등을 금감원에서 심사한 후 금융위로 넘어와 승인해준다"며 "아직 심사가 끝나지 않았고 결과에 따라 다르므로 3월 안에 인가가 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프런티어자산운용도 오는 3월까지 최저자기자본 기준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된다. 프런티어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본총계 7억2612만원으로 최저자기자본 요건인 14억원보다 6억7000만원 가량 부족한 상태다.

프런티어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의 지적을 받고 인가 취소를 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정해진 바는 없으나 유상증자를 통해 최저자기자본에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들 운용사는 한 부문에 특화된 운용사로 종합자산운용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간 내에 증자를 해 투자자 보호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