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주 보조금 문제에 이어 또 충돌했다. 

LG유플러스는 1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에 대해 제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SK텔레콤은 재판매가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어 LG유플러스의 문제제기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유필계 LG유플러스 CR전략실장은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3년 8개월동안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불공정 행위가 너무 과하다”며 “방통위에 제재를 요청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가 방통위에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에 대해 제재를 요청하는 것은 지난주 보조금 과열 주범을 놓고 서로 공격하던 사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의 재판매로 인해 무선시장의 가입자들도 고착화되고 있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논리다.

안성준 LG유플러스 전무는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가 우려했던 것처럼 순증 가입자의 77%를 차지하고 누적 가입자 증가가 11%에 이르는 경이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통시장의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되고 결합혜택을 통해 고착화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무는 “순증 가입자가 2012년 시장규모를 초과하는 122%에 이르고 지난해에는 102.8%에 달하는 가운데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70%가 넘는 도매대가를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제공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막강한 인력과 자금, 유통망을 부당 지원하면서 과열 경쟁을 유도하고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동전화 3회선이면 2만원에 이르는 초고속인터넷을 공짜로 제공하는 약탈적 결합 할인으로 소규모 사업자 진입을 위한 별정제도 취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며 “공정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별정 사업에 뛰어들어 재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실제로는 공짜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통상 40~50%인 도매대가를 70%까지 과도하게 지급하면서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자 후생이 아닌 부당 지원이 문제라는 것이다.

안 전무는 “SK텔레콤의 2740만명 가입자 중 홈 결합에 640만명이 가입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의도는 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아니고 결합할인을 통해 가입자를 가두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꼬집었다.

유 부사장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이통시장 경쟁이 활성화 된 곳에서 한 사업자가 20년이 넘도록 점유율 50% 이상을 지키는 나라가 없다”며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경쟁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LG유플러스의 신고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도매대가 제공건은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 심결에서 문제 없다고 이미 판명이 났다”며 “당시 공정위는 유선 결합상품 자체가 이용자의 복리후생을 위해 이통사가 결합상품을 경쟁적으로 내고 있고 경쟁을 촉진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도매대가 역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적정하게 정부에 신고하고 있다”며 “결합 혜택을 이용자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는 어느 사업자가 내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새로 경쟁자가 들어와서 결합상품을 내놓고 할인율을 높이면서 경쟁에 선순환이 일어나고 이용자가 선택하면서 점유율이 올라온 것일 뿐”이라며 “이용자 혜택이 늘어나는데 기여하고 가계 통신비 인하에 도움을 주면서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