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소주업체 ‘가격담합’ 인정 어려워… 공정위 시정명령은 부당"
2014-02-19 14:19
담합 인정한 원심파기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대법원이 소주업체들이 가격인상을 담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0년 과징금을 매긴 것과 관련해 업체들이 담합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하이트진로 등 9개 소주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체들간 사장단 모임에서 가격인상 논의가 있었고, 그 후 진로가 가격을 인상했으며, 뒤이어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담합 혐의로 보이는 외형은 있다"면서도 "소주시장의 특성상 이를 반드시 담함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진로와 각 지역별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고 국세청이 진로를 통해 전체 업체의 출고 가격을 실질적으로 통제·관리하는 소주시장의 특성에 따라 나머지 업체들이 국세청의 방침과 시장 상황에 대처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2010년 6월 소주업체들이 2007년 5월~2009년 1월까지 가격을 2차례 인상하고 경품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합해 1조2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며 총 2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업체들은 “사실상 국세청의 통제를 받으므로 담합할 이유가 없다”며 같은해 7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가격 담합에 대한 시정명령은 정당하지만 과징금 부과는 부당하다”면서 “공정위는 소주업체들에 내린 250억원의 과징금 부과 명령을 취소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