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앞으로 중국 베이징 지하철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최고 9만원의 벌금을 물게 될 전망이다.

18일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北京)시 법제판공실은 지하철의 쾌적한 환경 조성 및 안전한 지하철 운영관리를 위해 지하철 내에서의 취식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의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초안에 따르면 지하철 승객들이 차 객실을 비롯해 엘리베이터나, 통로 등 역사 내 시설에서 취식을 할 경우 50위안(약 9000원)에서 최대 500위안(약 9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베이징시는 올해 3월 10일부터 법제판공실 또는 서우두즈촹(首都之窗∙베이징시 홈페이지)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접수한 뒤 법안의 입법화를 정식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베이징시는 일부 승객의 지하철 취식행위에 불만을 제기하는 끊이지 않는 민원과 하루간 수십 kg씩 수거되는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상하이(上海)시도 지하철 내에서 음식물을 먹는 행위와 지하철 내 용변 보는 행위 금지 법안을 중국 최초로 제정한 바 있다.

지하철에서 취식하는 문화가 일상화 돼 있는 중국에서는 그간 지하철 내 취식행위 허용여부를 두고 개인사생활 존중과 다수의 권익 보호라는 의견 차이가 극명해 법안 입법이 지연돼 왔다.   

특히, 지난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지하철에서 컵라면을 먹던 20대 여성이 휴대폰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던 사람의 머리에 라면을 쏟아 부어 화제가 된 ‘지하철 라면녀’ 사건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중국 당국은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쁜 출근시간 지하철에서 아침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모든 취식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과한 규정이라며 처벌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등 시행에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 내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행위, 구걸하는 행위, 잠을 자는 행위, 담배를 피는 행위 등에 대해서 엄벌하는 조항도 새 규정에 명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