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수출의존도 심화…서비스업 비중 OECD '꼴찌'
2014-02-19 14:28
소비ㆍ투자 줄면서 취업유발 효과도 떨어져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 경제의 소비와 투자비중이 줄어든 반면 수출 의존도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산업 중 제조업 비중은 높아졌으나 서비스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21개국 중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수출에 의존한 성장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0 기준년 산업연관표 작성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우리나라 재화, 서비스 총 공급액은 3639조7000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1.6배 증가했다.
총 공급액은 국내 실물경제 규모를 나타낸다. 이는 지난 5년간 경제 규모가 커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급은 국내산출이 83.7%, 수입이 16.3%로 2005년에 비해 수입 비중이 2.5%포인트 상승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국내수요가 82.6%, 수출이 17.4%를 기록하면서 2005년에 비해 소비와 투자 등 국내 최종수요가 5.7%포인트 내려간 데 반해 수출은 2.7%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대외거래(수출입)가 차지하는 비중은 28.5%에서 33.6%로 5.1%포인트 상승했다. OECD 상위 20개국의 평균에 비해서는 4.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최종수요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8.4%에서 2010년 35.5%로 상승했다. 반면 소비의 비중은 48.7%에서 43.5%로, 투자의 비중은 23.0%에서 21.0%로 각각 하락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비중이 하락하면서 부가가치의 최종수요 의존도에서도 수출이 23.8%에서 30.3%로 높아졌다. 이는 수출에서 창출되는 직접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수출로 인해 연관산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도 포함된다.
반면 2005년에 비해 소비의 부가가치유발액 비중은 53.6%에서 49.9%로 내려갔고 투자비중 역시 22.6%에서 19.8%로 하락했다.
수출로 인한 취업유발인원의 비중도 22.9%에서 24.4%로 확대됐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심화됐다는 얘기다.
소비와 투자 등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부가가치 창출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최종수요 1단위에 의해 전 산업에서 유발되는 생산유발계수는 2005년 1.811에서 2010년에는 1.882로 상승했지만, 이는 수입유발계수가 0.289로 5년 전(0.238)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최종수요 단위당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736에서 0.687로 하락했다.
이는 소비, 투자, 수출 등으로 최종수요가 1000원 발생할 경우 2005년에는 우리나라 전체에서 736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됐으나 2010년에는 687원으로 부가가치 창출액이 축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 OECD 국가 중 제조업 비중 1위, 서비스업은 최하위…고용시장에 악영향
문제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수출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데 있다. 결국 실물경제 규모는 커졌으나 고용없는 성장이 이어졌고, 이마저도 수출에만 기대고 있는 것이다.
국산품 한 단위가 유발한 국내 부가가치의 크기를 뜻하는 최종수요 1단위당 부가가치유발계수를 살펴보면 소비의 유발효과가 0.796으로 수출의 0.550보다 1.4배 크고, 고용창출효과(취업유발계수)는 소비가 10억원당 16.5명으로 수출의 8.3명보다 2배 정도 컸다.
수출 의존도가 크면 클수록 고용시장은 나빠진다는 얘기다. 서비스업의 취업자가 제조업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에서 서비스업 비중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산출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5.2%에서 2010년 49.0%로 상승했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42.3%에서 40.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58.1%에서 59.4%로 상승하고, 제조업은 27.6%에서 26.2%로 하락한 것과 반대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제조업 비중은 OECD 상위 21개국 중 1위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최하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 및 방송, 금융 및 보험, 부동산, 전문 과학 기술서비스, 사업지원서비스 등 생산자서비스업 비중은 15.9%로 OECD 평균(22.7%)을 밑돌았다. 도소매 및 운수업(10.6%)과 공공행정 및 국방, 교육, 보건 사회복지서비스 등 사회서비스업 비중(9.2%)도 OECD의 평균(16.7%, 13.6%)보다 각각 낮았다.
한편 산업연관표는 제내에서 발생한 재화, 서비스의 생산 및 처분내역을 행렬형식으로 기록한 통계표로 국민계정 편제와 각종 경제분석에 이용된다.
한은은 지난 1960년부터 산업연관표를 작성해오고 있으며 5년 주기로 기준년을 변경하고 있다. 이번 산업연관표는 약 34개월동안 120여 종의 기초통계와 약 3만2000개 사업장에 대한 실측조사를 통해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