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금융상품 '대박'에…은행ㆍ증권업체도 "벌벌"
2014-02-18 14:20
은행예금금리 인상에 증권사 거래수수료 '0원' 시대 도래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위어바오(餘額寶)를 선두로 한 중국 IT기업들이 잇달아 수익률 높은 온라인금융상품을 출시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그 동안 중국 금융시장을 주름잡아왔던 대형 국유은행들이 긴장하고 나선 것이다. 온라인금융상품의 공세에 밀려 중국 건설은행을 비롯해 교통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국유은행들이 속속 예금금리를 금융당국이 정한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대비 상한선인 10%까지 올리고 나섰다.
지난 2012년 6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 각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상한선을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대비 10%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중소은행들은 잇달아 1년물 예금금리를 상한선까지 인상했다. 현재 인민은행이 제시하는 기준금리는 1년물 예금금리가 3%로 각 은행은 고객에게 예금금리를 최고 3.3%까지 지급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각종 온라인금융 상품의 수익률이 기존 은행의 적금ㆍ예금금리보다 높자 고객들의 은행 예금자금이 이탈 조짐을 보이자 대형은행들도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속속 예금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자사 고객의 계좌에서 온라인금융상품으로의 이체 한도를 설정해 거액의 자금이 한꺼번에 온라인금융 상품으로 몰리는 것을 제한하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았다.
그동안 중국 증권사들은 주식거래에 대해 평균 0.6~0.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화타이(華泰)증권이 가장 먼저 주식거래 수수료를 0.3%로 인하한 이래 더방(德邦)증권, 궈진(國金)증권 등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증권계좌를 개설해 주식거래를 하는 고객의 수수료를 0.2% 미만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보통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에 대해 약 0.23% 정도의 거래세를 증권거래소에 납부한다. ‘0.2%’라는 수수료는 결국 증권사들에게 수수료 ‘0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핑안(平安)증권, 치루(齊魯)증권, 하이퉁(海通)증권 등 중국 주요 증권사가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중국 금융계 변화의 바람 중심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8월 알리바바 그룹 온라인 결제 자회사인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금융상품 위어바오(余額寶)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현 시중은행 예금 금리 연 3.3%의 두 배 가까운 수익률(17일 현재 6.259%)을 보장하며 출시 약 8개월만에 자금규모는 4000억 위안까지 늘었다. 지난 16일 기준 상품 가입자 수도 모두 6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바바가 '대박'을 터트리자 텅쉰(騰訊ㆍ텐센트), 바이두(百度) 등 경쟁 인터넷 업체들도 유사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텅쉰이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을 이용한 온라인 금융상품 리차이퉁(理財通)은 출시 하루만에 8억 위안의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온라인금융상품의 성행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투자자가 자금 투자 대상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개인정보 도용에도 취약하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주도로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 마련에 착수해 올해 안으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다만 이들 상품이 낡은 중국 금융 시스템의 경쟁력 제고와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에 도움이 되는 순기능을 인정하고 온라인금융상품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