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ㆍ일 등거리 외교 본격화
2014-02-13 16:05
4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순방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일본의 우경화 가속화로 일본과 한국ㆍ중국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미국의 한ㆍ일 등거리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4월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며 “(이번 순방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외교ㆍ경제ㆍ안보적 관여를 증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4월 22일부터 1박 2일 동안 일본을, 23일부터 1박 2일 동안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백악관은 일본과 말레이시아, 필리핀만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한국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2박 3일의 일본 방문 일정을 나눠 한국과 일본을 각각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미국은 한ㆍ미ㆍ일 삼각 안보협력을 중국 견제의 주요 수단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번 순방에서 한국은 빼고 일본만 방문한다면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게 돼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관계도 악화되고 미국 내외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친필 서명 서한을 보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서한에서 “현재 한ㆍ중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는 바, 본인은 한ㆍ중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며 “올해 양측 모두가 편한 시간에 귀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으로선 한국ㆍ중국과 함께 일본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어렵다. 이것 역시 한ㆍ미ㆍ일 삼각 안보협력 실현을 어렵게 할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과 북한 도발 억제 등을 위해서도 일본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순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ㆍ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최근 상황 평가 △북한 비핵화 촉진 방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 지속적 이행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의제는 일본의 우경화 가속화와 그로 인한 주변국들과의 관계 악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1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한ㆍ일 관계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ㆍ일 관계가 논의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일본은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