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전화영업 재개해도 여전히 '눈치'

2014-02-13 15:10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고객정보 유출로 중단됐던 보험회사의 텔레마케팅(TM) 영업이 14일부터 재개되지만, 해당 영업채널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TM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이 때문에 영업 환경과 분위기가 기존보다 더욱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들로부터 최고경영자(CEO) 확약서를 제출 받아, 14일부터 TM 영업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확약서 제출을 통해 보험사들은 합법적으로 수집한 기존 고객 정보에 대해서만 상품 판매 등의 영업을 할 수 있다. 신규 고객 모집은 2월 말부터나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체 보험사 TM 종사자 2만6000명 중 1만7000여명이 우선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TM 영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텔레마케터(TMR)들은 일자리를 잃은 위기에 놓여 있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들의 임금 보전을 주문하면서, 보험사는 TMR들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하거나 타 업무로의 재배치 등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전화 영업이 풀어진다 해도 당장 아웃바운드(TMR가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 영업이 활성화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정보 유출로 금융권은 물론 소비자들이 아웃바운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활용 유효대상자가 아직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보험사도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정보유출 사태로 TM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며 "보험사 전화를 받는 고객들은 '내 정보를 어떻게 알았느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일부 보험사들은 합법적으로 수집한 고객 정보를 가려내는 것에 대해서도 애를 먹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기존 고객정보와 제휴사로부터 받은 고객정보의 구분, 서류 및 녹취 파일 확인 등을 통한 검증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부분적으로 TM 영업을 풀어주는 대신 이들 고객에 대한 정보 확인이 미흡할 경우 엄중히 제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그동안 구축해온 TM 채널이 무너질까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손해보험사들의 TM 채널을 통한 원수보험료는 4조3441억원이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TM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도 909억원에 달한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TM 영업이 재개된다고 해서 다시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영업채널 자체가 굉장히 위축됐기 때문에 텔레마케터들은 물론 보험사들도 신규 영업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