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한 LIG그룹, “아버지 대신 둘째 아들이···”

2014-02-11 16:36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1일 오후 법원의 항소심 공판 소식을 접한 LIG그룹은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분위기다.

LIG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LIG건설 기업어음(CP) 사건 피해자들에게 손해액을 전액 배상하는 등 뒤늦게 나마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오너 일가의 석방을 추진했으나 결국 절반의 성공에 머물고 말았다.

이날 오너인 구자원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2012년 11월 기소 후 16개월여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1심에서 8년형을 받았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감형됐으나 4년이라는 중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구 회장으로서는 석방되긴 했지만 두 아들을 감옥에 두고옮으로써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오너 일가의 석방에 희망을 걸었던 LIG그룹은 선고 결과를 접한 뒤 당초 예정했던 그룹 공식입장을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어떠한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며, “그동안 LIG그룹은 오너 일가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며 비상경영을 펼쳐왔기 때문에 회사가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 어쨌건 구 회장이 석방됐으니 경영일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진행중인 LIG손보 매각 작업과 남은 계열사들을 추스르며 다시 새출발하는 작업에 많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대법원 상고 여부도 남아있어 구 회장의 두 아들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IG그룹 오너 3부자는 LIG건설 인수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한 다른 계열사 주식을 회수하기 위해 LIG건설이 부도 직전인 사실을 알고도 2151억여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2012년 11월 기소됐다.

이에 구 회장 일가는 CP피해자들에 대한 피해액을 보상하겠다며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전량 내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LIG손보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피해액을 대부분 상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