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새마을금고에 우리은행 인수 길 터줄까

2014-02-11 16:31

새마을금고중앙회관(왼쪽)과 우리은행 본점.[사진제공=각 사]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금융당국이 안전행정부 감독 금융사인 새마을금고에 우리은행 인수를 허용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회장 직속 경영전략부와 신용공제사업 대표이사 관할 자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우리은행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은 지난 9일 연임이후 첫 인터뷰에서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실제로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당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이듬해에도 동일한 형태로 인수 검토 작업을 진행했으나, 검토 단계에서 멈춰 실제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우리은행 인수 성패는 금융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앞서 우리금융 인수에 실패한 표면적 이유는 1개 컨소시엄만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금융당국은 안행부 감독 금융사인 새마을금고에 우리금융을 내 줄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새마을금고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을 탐탁찮게 생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정부는 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안행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곳이라는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이 직접 관할하지 않다는 이유로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우리은행 입찰 참여에 대한 입장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단독 참여 또는 컨소시엄 구성 여부 역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자산 약 110조원 중 새마을금고중앙회 운용자산은 40조원이며, 이 가운데 10조원을 인수합병(M&A)과 재무적 투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