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65년만에 첫 당국간 회담 개최
2014-02-09 15:1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과 대만이 이번 주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한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장관)이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에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만나 양안 장관급 회담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담은 양안 관계 정상화를 위한 수년간의 노력 끝에 성사된 것으로, 지난 1949년 국공(國共) 내전으로 인해 양안이 분단된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갖는 공식적인 정부 간 접촉이다.
회담에선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소 설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양안 정부기구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 언론 매체 상호 상주 허용 등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부간 협상 채널 가동을 시작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간의 연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마 총통은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 단체 출범식’에 참여해 "양안이 다시는 서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양안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 추진 등을 염두해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마 총통이 최측근인 진푸충(金溥聰) 주미 대표를 최근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에 내정한 것도 양안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막후 역할을 기대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측은 올가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안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양안 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측이 APEC과 같은 국제행사 공간에서 대만과 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대만이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으로 회담을 희망하는 점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APEC 정상회의와는 별도의 공간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이나 중국의 연례 보아오(博鰲) 포럼을 활용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