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 가고 '돌싱녀'가 왔다…안방극장은 이혼녀 시대
2014-02-06 15:36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SBS '일요일이 좋다-골드미스가 간다'(2008~2010년)는 골드미스로 불리는 6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소개팅, 맞선, 데이트를 하는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양정아, 송은이, 장윤정 등이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드라마도 '골드미스 대세'를 따랐다. KBS2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2009년)에는 잘나가는 종합병원 내과의사 장문정(엄정화)이 연애보다는 혼자 만의 삶을 영위하는 당당한 골드미스로 그려졌다.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2011년)에서는 김남주가 엄정화의 자리를 대신했다. 화려한 골드미스였던 황태희(김남주)가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살다가 다시 회사로 복귀해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김남주는 고액 연봉에 재개발 아파트까지 소유했지만 성질은 더러운 솔로로 등장해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이혼녀는 결혼에 실패한 후 경제적·심리적으로 불안을 겪는 인물이었다. '막장 드라마'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를 통해 그려지고 있는 돌싱녀는 전문직을 토대로 화려한 재개를 꿈꾸는 여성이다. '이혼'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떠오르던 어두운 이미지를 밀어내고 경쾌한 분위기로 표현되고 있다.
지난달 6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의 여주인공 윤정완(유진)은 대학 졸업 후 시나리오 작가 일을 시작한다. 영화도 몇 차례 흥행했지만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혼한 지 1년, 시나리오 작업과 사랑에 다시 꽃이 피기 시작한다.
tvN 관계자는 6일 아주경제에 "최근 부부 10쌍 중 3쌍이 이혼하는 추세다. 더 이상 이혼남녀가 특별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족 형태"라면서 "그들의 삶이 우리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도 다르지 않다. 2월 중 방송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아예 제목에 전면배치했다. 이혼한 전 남편 차정우(주상욱)가 성공한 벤처 사업가로 돌아오자 다시 유혹하려는 이혼녀 나애라(이민정)의 앙큼한 작전을 그린다. 한창 배우 이병헌과의 신혼생활을 즐길 법한 이민정이 돌싱녀로 변신, 진정한 결혼과 사랑에 대해 배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MBC 방송관계자는 "드라마가 현 상황을 대변하는 만큼 돌싱녀가 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골드미스가 드라마 소재로 사랑 받았지만 지금은 작품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반면 이혼율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돌싱녀는 이제 막 드라마 소재로 나온 만큼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경쾌한 돌싱녀를 통해 현 풍토를 대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