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증거 축소ㆍ은폐 지시한 경찰 징역 1년6월 구형

2014-02-05 09:16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수사 축소ㆍ은폐를 지시한 A 경감에게 검찰은 징역 1년6월이 구형됐다.

앞서 지난해 5월 20일 검찰의 서울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업무용 컴퓨터의 기존 삭제 파일을 영원히 복구하지 못하도록 만든 혐의로 검찰은 A 경감을 불구속 기소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현직 경찰 공무원으로서 증거를 인멸하고도 법정에서 애써 범행을 축소하고 고의성을 부인해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김용판 전 청장의 혐의와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검찰의 노력을 방해하고 법원의 영장 제도를 부정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A 경감 변호인은 "피고인이 삭제했다는 증거가 복구 불능이어서 검찰이 공소사실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했다. 피고인으로서는 방어권 행사에 심대한 장애가 있었다"면서 "압수수색 이전의 파일 삭제는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 일부를 무작위로 복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해서 증거인멸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경감은 최후 진술에서 "
경찰관으로서 피고인석에 서게 돼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증거인멸의 의도가 정말 없었다. 경찰로 돌아가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사건 선고공판은 오는 18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