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삼성전자 쏠림현상 '심각'…상장사 영업익 90%가 전자
2014-02-04 18:15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지난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편중 현상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9조8327억원, 순이익은 33조12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으로 삼성그룹 상장사 영업익의 92.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순이익도 30조4748억원으로 전체의 92.0%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2010년 60%대를 유지하다가 2011년 72%로 올라선 이후 2012년 79%, 지난해 90%대로 뛰어 올랐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심해진 것은 결산월 변경으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의 지난해 실적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치만 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상장 계열사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탓에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삼성그룹 전체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9.03%, 6.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회사는 삼성전자, 제일기획, 크레듀 등 세 곳뿐이었다.
삼성증권의 작년 4∼12월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83.6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63.49%), 삼성생명(-55.01%), 삼성화재(-33.47%) 등 금융 계열사 실적도 악화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도 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그룹 상장사는 호텔신라(-33.03%), 삼성중공업(-24.17%), 삼성테크윈(-21.38%), 삼성전기(-20.07%) 등 전 업종에 걸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저조했다.
삼성그룹 상장사 중 영업이익이 두 번째로 많은 삼성중공업의 비중은 2008년 7%대였으나 2012년 3%대, 지난해에는 2.3%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된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삼성전자 성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시장의 불안감은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8.2% 줄어든 8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영업이익은 5조470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18%(1조2300억원) 가량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