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 '그래핀' 원천기술 보유한 미국 XG사이언스사 지분 인수

2014-02-04 17:02
"삼성 연계 가능성 있지만 아직 정해진 바 없어"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삼성벤처투자가 '그래핀'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벤처기업 XG사이언스사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그래핀은 차세대 반도체와 플렉서블 배터리 기술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다.

4일 삼성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미국 그래핀 소재업체 XG사이언스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정확한 투자 지분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벤처투자 관계자는 "XG사이언스에 일반 벤처기업 수준의 투자를 한 것은 맞다"며 "다만 확보한 지분은 한자릿 수 초반대로 포스코 등 기존 계약 업체들 보다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XG사이언스는 지난 2011년 지분 20%를 인수한 포스코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한화L&C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작지만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그래핀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 원소재로 휘거나 접어도 전기적인 성질을 잃지 않고 빛 투과성과 강력한 내구도로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소재나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 등 다방면에 활용가치가 높다.

특히 삼성그룹은 지난해 제일모직이 독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유리·세라믹 전문기업 코닝의 지분을 사들여 7년 뒤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발표하는 등 소재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초반의 선행 투자 이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등 주력 계열사를 통한 대규모 지분 인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삼성벤처투자 관계자는 "회사가 잘 성장해서 삼성과 연계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삼성전자·제일모직·삼성SDI 등 어느 계열사와 협업을 할 지에 대해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다른 회사가 대규모 지분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1년에 투자하는 40~50개 회사 가운데 하나일 뿐 특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