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혁신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민주당이 새해 연휴를 마친 3일 국회의원 특권방지법 제정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꺼내들면서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혁신의 경쟁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당당히 평가받아 이기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관련 입법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특권방지법에 따르면 부정부패 사건 등에 연루된 국회의원을 유권자가 직접 ‘재신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도입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 적용되는 주민소환제와 비슷한 제도로 과거에도 본회의 처리가 시도된 적이 있지만 남발 우려와 의원들의 반대로 본회의 상정 직전 파기된 바 있다.

또 정치자금 편법모금 창구로 지적돼 온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의 비용과 수익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연간 또는 분기 단위로 각 의원실에서 사용한 비용을 항목별로 제출·공개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어 선물, 향응, 경조사 금액은 5만원 이하만 허용하고, 특히 선물은 1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연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이를 보좌관과 비서관에게도 적용키로 했다.

김 대표는 부정부패 감시를 위해 국회로부터 독립된 상설 조직인 국회의원 윤리감독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부 심사위원으로만 구성된 '국회의원 세비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세비 책정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정작 관심을 모았던 세비 30% 삭감 공약은 법안에 포함되지 향후 당분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비 문제를 얘기할 때가 됐다. 불체포 특권도 포기할 때가 됐다”고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초 혁신안에 포함됐던 ‘면책 특권’과 ‘불체포 특권’도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부 검토 결과 제외됐다.

결국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한 지지 결의문을 채택하려고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집중 비판하고 나서 결국 무산됐다.

이에 당 지도부는 결의문 채택을 포기하고 오는 5일 의총을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혁신안 발표를 시작으로 정치개혁안과 당 개혁안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오는 11일 ‘새정치플랜’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을 태세여서 내세운 양측 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