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발자취를 따라.. 하얼빈 역사의 현장을 찾다
2014-02-02 15:35
기념관 개관 날까지 양국 비밀리 진행돼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이제 그 씨앗에 열매가 열릴 시기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이제 그 씨앗에 열매가 열릴 시기
(중국 하얼빈)아주경제 산동성 특파원 최고봉 기자=”안중근은 어떤 사람이야?”, “안중근 의사는 한국인의 영웅이야. 안에 들어가서 함께 알아보자”
지난 28일 중국 하얼빈 기차역 안중근 기념관 문 앞에서 등록을 마친 학생들이 잔뜩 기대감에 찬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며 기념관에 들어가고 있었다. 오전 11시경 기념관 안에는 많은 중국인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기념관 관계자는 “19일 개관 이후 매일 1천여명의 관람객이 기념관을 찾고 있고,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알려줬다. 기념관은 무료입장이지만 신분증을 제시하고 등록을 해야 한다.
특히 기념관 안에서 대형 유리창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의거현장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은 중국정부의 특별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기념관 안에서는 거사지점인 1번 플랫폼 위에 걸린 ‘안중근 의사 이토 히로부미 격살 사건 발생지’라는 설명 표지판을 볼 수 있으며, 당시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기념관 건립 사업을 현장에서 총 지휘한 쉬허동 하얼빈 문화.신문출판국 부국장은 “처음에 양국의 중대한 사업을 맡게 되어 부담감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 그 후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최선을 다했다”며
“준비하는 기간 언론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하며 소식을 물어왔지만, 먼저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에 곧 좋은 일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 밖에 할 수 없었다”고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그 동안 안중근 의사에 관한 전시물은 모두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 2층에 전시돼 있었다.
지난 2006년부터 하얼빈시정부는 안중근 기념관 사업을 추진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쉬허둥 부국장은 계속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해왔으며 끝내 2014년 1월19일 역사적인 날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전 통일부 장관)은 “안중근 기념관을 통해 한중 양국의 우의는 더 증진될 것이며, 통일외교로 가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고 평가하며
“동양평화론을 외쳤던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제는 적극적인 통일외교를 실천해나가며,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해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얼빈시정부 관계자도 “안중근 기념관은 우리 하얼빈시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며 “100년전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안중근 기념관을 통해 한중 양국의 우정이 더 깊어지고 더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념관이 개관됐다고 끝이 아니라, 이제 새로운 출발이라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갖고 더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 보강해갈 것”이라고 자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안중근 연구의 1인자로 알려진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소 원장은 “중국정부의 결단과 집행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매우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한중 양국은 더 가까워졌고, 앞으로 양국의 우의가 더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보다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많이 찾아달라”고 시정부 관계자에게 부탁했다.
한편,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중국방문 기간 중 산시성 측에 요청했던 ‘광복군 유적지 표지석’ 설치 사업도 순조롭게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