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블루슈머> 코쿤하우스 등 빌트인 소형주택 주목
2014-01-27 13:44
기러기 가구 115만 가구…전체 가구의 10% 차지
국·반찬 배달 서비스, 의류관리기 업종 반사이익
국·반찬 배달 서비스, 의류관리기 업종 반사이익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복동(가명, 40)씨는 지난해 갑자기 다니던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하고 싶었지만 아내 직장과 아이들 교육 때문에 혼자만 내려갔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생활가전과 가구가 갖춰진 빌트인 오피스텔을 얻어 주거 걱정을 덜었고, 아내가 국·반찬 배달서비스 주문 등 멀리서도 식사까지 꼼꼼하게 챙겨줘 큰 불편함이 없이 사는 편이다. 외로움이 문제였지만 오랜만에 만나니 가족에 대한 정이 더욱 두터워지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걱정도 종종 한다.
우리나라 해안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괭이갈매기는 이른 봄 알을 낳기 위해 섬으로 이동했다가 부화 이후엔 해변으로 다시 옮겨 ‘두 집 살림’을 하는 새다.
갈매기는 한 번 맺은 짝과 평생을 함께 하는 금슬 좋은 새로 유명하다. 최근 국내에도 괭이갈매기처럼 다양한 사정으로 두 집 살림을 하는 주말 부부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다른 지역에 가족이 있는 가구는 245만1000 가구로 전체 가구(1773만9000 가구)의 14.1%에 달한다.
이중 결혼을 했지만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이른바 ‘기러기 가구’는 115만 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체 결혼 가구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10년 전인 2000년 5.9%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편 통계청의 ‘2012 사회조사’에 의하면 배우자와 따로 살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직장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0년 67.5%에서 2012년에는 72.3%로 증가했다. 올해는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주말부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야 하는 남편들에게 가장 먼저 부딪치게 되는 문제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다. 생활비가 이중으로 들기 때문에 아파트 등 큰 주거공간 대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어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이삿짐이 필요 없이 모든 생활가전 가구가 구비된 소형 주거형태인 ‘코쿤 하우스(Cocoon House)’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룸보다는 작고 고시원보다는 규모가 커 혼자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다.
가사에 서툰 혼자 사는 남편들의 부담을 덜어줄 생활가전도 인기를 얻고 있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는 양복, 니트 등 입을 때마다 세탁하기에 번거로운 의류를 항상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로 혼자 사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남편을 위해 국과 반찬을 배달해주는 사업도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혼자 외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만들어 눈치를 보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생겼다.
아이가 있다면 떨어져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도 부부끼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여행을 가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 주목해 아이들은 마음껏 놀고, 엄마 아빠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펜션 여행 상품 등도 유망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미니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갖춘 키즈 펜션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떨어져 있는 가족들의 일상,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수시로 보고 싶어하는 홀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돼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받을 수 있는 디지털 액자, 홈 CCTV 등 감성형 가전 제품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