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성급호텔, 스스로 4성급으로 강등하는 사연
2014-01-21 10:59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5성급 호텔들이 앞다퉈 4성급으로 스스로의 등급을 낮추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관료들의 고급호텔 출입을 엄금하자, 호텔들이 자구책으로 등급을 낮추고 있는 것.
중국여행협회 부회장이자 저장(浙江)성 인민대표인 천먀오린(陳妙林) 카이위안(開元)그룹 회장은 최근 저장성 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해 "지난해 중국에서 56개 호텔이 스스로 등급을 낮췄으며, 한발 더 나아가 등급자체를 아예 매기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신문사가 21일 전했다.
'중화인민공화국등급별호텔평가기준'에 따르면 중국의 호텔은 1성급부터 5성급까지 나뉘게 된다. 중국내에는 4000여개의 성급호텔이 있으며 이 중 5성급은 680곳이 존재한다. 지난해 5성급호텔의 매출액은 전체적으로 약 25%가량 줄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매달 20여곳의 호텔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행호텔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3성급이상 호텔은 평균 숙박률이 53%에 불과했다. 5성급 호텔 역시 객실 절반이 텅 빈채로 운영됐다. 실제 공무원들은 정부가 제시한 구체적인 청렴 원칙에 따라 외부인과의 회의를 호화 레스토랑이나 호텔이 아닌 도서관과 대학교에서 열고 있다.
이에 대해 호텔들은 4성급이상 호텔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고 대신 주택형 호텔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일부 호텔에 대해서는 실버타운으로 바꾼다는지 좀 더 대중적인 가격의 식당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특별실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등의 자구노력도 펼치고 있다. 일부 호텔은 직장인들을 위한 36위안(약 6300원) 점심, 181위안(약 3만원) 저녁 뷔페 등 중산층을 겨냥한 저가제품들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