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중표 국세청, ‘술 덜 마시고 봉사활동’ 분위기 달라졌네
2014-01-20 05:00
자선행사때 “국세청이 사회에 어려운 계층과 손잡아야” 당부
올 초 고공단 인사도 비(非)고시ㆍ비(非)대구·경북(TK) 출신 배려
올 초 고공단 인사도 비(非)고시ㆍ비(非)대구·경북(TK) 출신 배려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지난 16일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본청은 자원봉사자로 나선 국세청 직원들과 일반인들로 꽉 찼다.
설 명절을 맞아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세청이 본청을 개방해 '사랑의 씨앗 모음' 바자회를 개최한 것이다.
바자회의 시작은 방송인 박수홍씨와 박경림씨의 사회로 진행된 사랑의 경매행사였다.
행사 시작전 한 직원이 “작년에는 (청장이)오후 늦게 잠시 내려오셨는데 아마 올해도 비슷하지 않을까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덕중 청장은 예상을 깨고 열시부터 시작된 자선 경매행사에 정시에 도착해 약 한시간 가량 진행된 행사를 직원들과 함께 서서 전부 지켜봤다.
국세청 간부들이 내놓은 물품을 놓고 진행된 경매행사는 직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김청장이 내놓은 등산화 및 등산 스틱, 다기세트와 이전환 차장이 내놓은 고급 서류가방도 높은 가격에 판매 됐다.
경매 행사가 종료되고 인사말에서 김 청장은 “국세청 직원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보자. 사회의 소외된 곳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 폭탄주 문화 없애고 봉사 간다
김덕중 청장의 국세청이 달라지고 있다. 직원 회식때 폭탄주를 금하고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본청만 77회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방청도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전 직원의 봉사활동이 생활화가 되고 있다.
조직문화의 변화는 회식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었다. 국세청 직원들끼리 회식때 폭탄주를 돌리던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
연말연시 국세청 직원들이 음주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았던 전례에 비춰보면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난 연말 송년회나 연초 직원들 회식때 폭탄주를 거의 안마시는 분위기였다"면서 "올해도 국세청에 떨어지는 업무가 많을텐데 다들 회식때도 조직을 추스리는 모양새였지 술을 강권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비(非)고시ㆍ비(非)대구·경북(TK) 출신 배려
작년 국감때 지적된 행시위주의 고위직 발탁도 과감하게 개선하는등 인적 쇄신을 통한 거듭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에 단행된 고위공직자 인사때 부이사관에서 고위공무원으로 갓 승진한 비고시 출신 간부를 본청 국장에 임명했다.
이날 임명된 신수원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7급 공채로 국세청에 입문해 고공단에 승진했다.
일반 공채 출신들이 하부조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세청이지만 고공단 승진은 행정고시 출신의 몫이었다.
김 청장은 앞서 13일에도 국세청 세무조사를 총괄하는 ‘실세’ 본청 조사국장에 비고시 출신인 육군사관학교 36회 출신 원정희 개인납세국장을 발탁한 바 있다.
올해 고공단 인사에는 비(非)고시 출신과 비(非)대구·경북(TK)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안동범 신임 대전청장은 서울 출신이며, 나동균 신임 광주청장은 전북 고창 출신이다. 세 명의 신임 청장 중 강형원 대구청장만이 유일하게 경북 봉화 출신이다.
국세청의 지역안배 인사는 지난달 이뤄졌던 1급 인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세청은 중부청장에 서울 출신인 이학영 당시 자산과세국장을 승진 임명하는 등 비TK 출신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비고시 출신 인사에 대한 중용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세 명의 신임 청장 중 행시 출신은 나 신임 광주청장(29회) 뿐이며, 안 신임 대전청장은 7급공채 일반 승진, 강 신임 대구청장은 육사 36기 출신이다.
이에대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인사에서 일반 공채출신 직원을 고위공직자에 발탁한데 대해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사기가 상당히 진작됐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