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건설업계 지각변동 예고

2014-01-16 18:12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엠코 CI.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현대차그룹 비상장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건설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 오전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비율은 1대 0.18이다.

오는 4월 1일 공식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각각 시공과 설계에 강점이 있는 두 회사가 합치는 만큼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진입과 함께 수주시장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건설의 자회사(지분 72.55% 보유)로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지난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에 올라있다.

2012년 기준 양 사의 총 자산 합계는 3조5737억원, 매출은 5조1455억원에 달한다. 매출 기준으로 단숨에 건설업계 8위에 오르게 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214억원, 3277억원에 이른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로 따지면 지난해 기준 현대엠코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4764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4847억원으로 합칠 경우 11위에 해당돼 단숨에 10위권 진입을 넘볼 수 있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사 모두 수주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보여 오는 7월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계법인 평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돼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게 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현대엠코의 발행주식은 현재 2000만주에서 355만2341주로 대폭 축소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발행주식 수는 404만3000주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 자리는 지분 38.62%를 보유한 현대건설에 돌아간다. 주요주주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1.7%), 현대글로비스(11.67%), 현대모비스(9.4%), 기아차(9.4%), 정몽구 현대차 회장(4.7%), 산업은행(3.9%) 등이다.

건설업계는 합병법인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엠코는 국내 주택·일반 건축 분야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가스 등 해외 플랜트에 강점이 있어 서로 중복되는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화공플랜트 부문의 전문성을 키워 오일·가스 등 신성장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플랜트 설계ㆍ구매ㆍ시공(EPC) 수주경쟁력 확보 및 전문성 제고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수주 22조원,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10위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주력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은 발전 플랜트를 포함한 토목·인프라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 기술력과 현대엠코의 시공 관리능력의 전략적 결합을 통해 글로벌 EPC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현대건설로 관련 계열사가 총집합하면서 명실공히 종합건설회사 업계 1위를 확고히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