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석래 효성 회장 불구속 기소
2014-01-09 14:01
장남 조현준 사장 포함 5명 기소…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제외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검찰이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과 장남 조현준(45) 사장 등 그룹 임직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효성그룹 탈세 및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조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박근혜 정부 들어 주요기업 총수가 기소된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조 회장은 10여년 동안 약 1조원 분식회계를 통해 1237억원 법인세를 포탈하고 배당가능 이익이 없음에도 1270억원의 이익배당을 하는 수법으로 500억원의 배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외에서 임직원이나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주식을 사고팔아 1318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으면서 268억원의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다.
특히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690억원의 효성 해외 법인 자금을 빼돌려 개인 빚을 청산하거나 개인 차명회사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불법 행위를 지시·묵인했거나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장남인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 등 임직원 4명도 함께 기소됐다. 조현준 사장은 효성 법인자금 16억원을 횡령하고, 조 회장으로부터 비자금 157억원을 증여받으면서 70억원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다. 차남인 조현문(44) 전 부사장(미국 변호사)의 경우 범죄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심장 부정맥 증세가 악화돼 지난달 5일부터 서울대병원 특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지난해 9월 30일 효성그룹이 1997년부터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등을 내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조 회장 일가가 차명재산을 관리하면서 각종 세금을 내지 않은 의혹 등 3652억원의 탈세 혐의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효성 측은 지난해 국세청이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부과한 추징 세금을 완납하거나 납부에 갈음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는 3652억원이 부과됐으며 조 회장에게 추징된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1100억여원에 대해서는 효성 지분을 국세청에 담보 제공하는 것으로 대신 납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