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의 왕관의 무게, 어디까지 견뎌야 할까
2014-01-09 17:08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피곤한 오후엔 역시 달달한 모카라떼가 짱. 문익점 선생님이 왜 모카씨를 숨겨 들어왔는지 알 것 같다. 문익점 선생님 땡큐~.”
톱스타 천송이가 보톡스를 맞은 듯 주름 하나 없는 뇌로 깨끗한 백치미를 자랑했다면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재미는 반감됐을지도 모르겠다. 전지현이 연기하는 천송이는 톱스타가 견뎌야 하는 왕관의 무게를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언제 어디서 사진을 찍힐지 모르는 집단 파파라치 스트레스와 모공까지 들여다보이는 고화질(HD)TV에서 오는 외모 관리 압박감에 늘 시달리는 천송이. “하루 사과 한 쪽, 양배추 반쪽”만을 먹는 혹독한 다이어트가 일상이고, 맹장이 터져나가기 직전이어도 완벽 치장을 마친 뒤에야 집을 나서야 하는 게 스타의 숙명이다.
퍽 과감하고 제법 적나라하게 연예인의 고충을 그렸지만 현실은 더 잔인하다. 최근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한류스타 이특의 가정사가 부친의 자살로 인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특의 아버지 박모(60)씨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신대방동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86), 할머니(80)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는 비극을 벌였다.
자연스레 16년 전 부모의 이혼, 수억 원대에 달하는 아버지의 부채, 조부모의 치매 사실이 알려지며 아버지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한꺼번에 잃은 이특을 더 괴롭혔다.
화려한 조명 안에 노출돼 살아야 하는 스타들을 짓누르는 ‘왕관의 무게’. “스타니까 감내하라”는 말로 과한 것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이미 우리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연예인의 최후를 여러 차례 목격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