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인 신년인사회, 건설인들 '말말말'
2014-01-07 19:04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시집살이도 당해본 시어머니가 더하다", "건설인들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자", "무상복지 시리즈 남발하지 말고…"
7일 오후 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4 건설인 신년인사회'에는 1000여명의 건설인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며 "올해 한해에도 저희 앞에 얼마나 많은 산과 물이 가로막고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모든 대한민국 건설인이 일심동체로 저력을 발휘해 실천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나눴다.
이날 참석한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건배사를 통해 "우리 속담에 시집살이를 당해본 시어머니가 더하다고,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참 고생 많으셨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기원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정부가 건설업에 더이상 관여하지 말고 규제하지 말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국토교통위엔 한번도 있어본 적이 없는데 지난 10년간 매번 (인사회에) 초청해줘서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발전에 앞장서 달라"고 덕담을 전했다.
민주당 임내현 의원은 "저는 작년에 공공공사에서 적정공사비를 할 수 있는 공공입찰 예정가격 실적공사비 제외하도록 한 법률을 제안했다"며 "올해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이같은 내용의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임 의원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식주'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주'를 해결할뿐 아니라 다른 많은 건축을 통해 '의'와 '식'도 해결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고 건설인들을 추켜세웠다.
이날 인사회에는 건설단체와 유관기관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건설사 대표 및 임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한 중소건설사 대표는 "지난해 270억원 가량 수주를 했는데 적자를 봤다"며 "수주를 하면 뭐하나,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지난해 총 4차례의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설인들의 하소연도 쏟아졌다.
권홍사 건단연 전 회장은 "정부에 간곡히 부탁한다. 아직 규제가 많아 마디마디가 다 아프다"며 "분양가 상한제나 DTI를 폐지해 200만명의 건설인이 앞장서 창조경제를 이뤄 경제를 살리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불통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소통이 잘 안된다는 말들을 한다"며 "소통의 진정한 의미는 하고싶은 말만 하는 게 아니라 듣고싶은 말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표 회장은 "경제활성화와 일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상복지 시리즈 남발하지 말고 생활밀착형 SOC 사업을 증대해야 한다"며 "이미 선진국들도 SOC 사업비를 증액시키고 부동산거래활성화를 통해 경제활성화를 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인사회에 정부측 인사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여형구 국토부 2차관,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등이 참석했다. 다만 토지·주택분야를 담당하는 박기풍 국토부 1차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권도엽 국토부 전 장관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