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 시절 다룬 '정도전', 관전 포인트 셋

2014-01-05 17:09

'정도전'[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4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연출 강병택)이 호평 속에 순항을 시작했다.

'정도전'은 KBS가 2년여 동안 자존심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한 대 역사극. 철저한 사실과 고증에 입각해 잊혀져가는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의식까지 건 만큼 정도전은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현민 작가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유익을 주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며 "드라마 '정도전'을 통해 지금의 시대가 난세라면 난세지만 '꿈을 가지면 살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고 말한다.

한 때 왕실의 반역자라는 오명을 가졌던 정도전의 재발견을 통해 꿈과 희망을 말하고자 하는 드라마 '정도전'.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유익을 주고자 하는 개념드라마 '정도전'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이 드라마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 관전 포인트3를 제시했다.

1. 내가 아는 그 인물이 맞아? 역사 속 인물 다시보기!

먼저 고려 말기 공민왕 시절 학자 정도전(조재현)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의외다. 영웅도 장군도 아닌 어떻게 보면 비주류 정치가인 정도전을 난세의 리더십으로 내세우는 것 자체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다. 정도전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하나 둘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면서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정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도 바뀌어 있을 것이다.

사실 정도전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상당수는 그 이름만으로도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들이다. 이성계(유동근)를 비롯해 이방원(안재모), 최영(서인석), 정몽주(임호)가 대표적이다. 드라마 정도전은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질문한다. 일례로 영웅 신화의 주인공 중에 하나인 최영 장군은 미래까지 품는 비전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한계로 지적된다. 최영 장군을 단순한 용장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자 아름다운 보수의 모델로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도 드라마 ‘정도전’의 특징이다.

한편으론 대중에게 생소한 인물도 있다. 이인임이 대표적이다. 이인임은 정도전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리는 권문세족의 대표주자이자 지략과 추진력이 뛰어난 정치 9단 중의 9단이다. 배우 박영규는 극중 이인임이란 인물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그 밖에 정도전을 소리 없이 내조한 부인 최씨(이아현), 빼어난 용모와 명석한 두뇌로 좌중을 압도하는 이성계의 처 강씨(훗날 신덕왕후, 이일화) 등도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될 인물들이다.

2. 믿고 보는 명품배우들의 연기변신!

드라마 ‘정도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극강의 캐스팅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명배우들이 총 집결한 캐스팅만으로는 역대 최고 격인 대작임에 분명하다. 극본상으로도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재해석돼 있지만 명배우들이 참여함으로써 캐릭터의 개성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렬한 이미지의 배역을 다수 맡아온 조재현이 연기할 정도전. 배우 조재현이 민초들의 울부짖음을 듣고 가슴으로 우는 뜨거운 남자 정도전을 만나 어떻게 변신할 지는 방송가에서는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다. 유동근과 이성계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린다.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이성계를 만나 배우로서 어떤 승부를 걸까. 제작진은 유동근이 연기하는 이성계에 함경도 사투리를 불어넣었다. 조선건국의 신화적 인물에서 대중에게 친근한 살아있는 캐릭터로 이성계가 다가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영규의 변신도 놀라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규 스스로도 제작발표회장에서 그간의 코믹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새롭게 이인임으로 태어났다라고 말 할 정도였다. 박영규가 만들어내는 이인임은 부드러우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카리스마로 상대를 제압하는 노련한 정치가로 예상되고 있다. 서인석이 연기하는 최영도 기대를 모은다. 백발노장이자 전장에서 뿜어내는 패기 만큼은 역대 최고라는 후문이다.

3. 살아있는 역사교과서!

사실적 드라마다. 허구를 찾는 것이 도리어 힘들 정도로 역사적 고증에 철저한 정통 사극. 때문에 실제 역사서와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살아있는 역사교과서인 셈. 드라마의 줄거리,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소품까지도 사실적으로 만들어낸 드라마다.

제작진은 인물들이 착용한 소품이나 의상까지도 실제 고려시대에 쓰인 소품이나 의상과 똑같이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도시 개경의 복원작업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매주 일요일 방송분 마지막에 별도로 제작한 미니다큐멘터리를 삽입하는 것도 파격적인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