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가 뽑은 '2013년 국내 10대 뉴스'

2013-12-30 15:12

아주경제 주진 기자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국내 10대 뉴스를 되돌아봤다.

1. 북한 장성택 숙청…김정은 유일 지배체제 공고화

북한은 12월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2인자로 통하던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곧바로 처형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그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 권력구도의 격변을 예고하는 사건이다.
특히 외국에 있는 장성택의 측근들이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설도 끊이지 않는 데다, 1-3월 내 북한의 4차 핵실험 또는 도발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한반도 주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시대 개막

18대 대통령선거에서 51.6%를 득표해 첫 과반 득표한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취임식을 갖고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취임 초부터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등 잇단 인사 실패에 직면했고, 국회 정쟁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초대내각이 두 달이 지나 지각 출범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글로벌 외교와 일관된 대북기조로 외치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창조경제의 모호한 개념 논란, 기초연금제와 경제민주화 등 핵심 대선공약 후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국정원 댓글사건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정치적 타협보다는 원칙주의를 강조하면서 소통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 국정원 댓글공방,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공방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유출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진 한 해였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검찰은 120만여건의 국정원 트위터 글을 밝혀내고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가기관의 조직적 대선개입 사건'으로 증폭됐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둘러싸고 시작된 여야 정쟁은 '사초 폐기' 논란으로 확산돼 검찰 수사까지 진행됐다.

4. 부동산시장 냉각, 전셋값 폭등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와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렌트푸어' '전세난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서울은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60%를 넘었다.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전셋값은 계속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매매가는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5. 동양그룹 '불량CP' 5만여명 아우성

올해 재계 빅뉴스는 동양과 STX 등 중견 그룹들의 몰락이다. 업황부진, 경쟁심화 등 외부요인도 있지만 오너의 오판, 장기전략 부재, 혁신 실패 등 내부요인이 더 크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동양그룹 5개 부실 계열사가 지난 10월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이들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투자자 5만여명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입었다.
강덕수 회장이 이끌던 STX도 STX팬오션과 STX에너지,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건설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채권단 공동관리나 법정관리 등을 받고 있다.

6. 이재현·구자원 구속…재계 총수 잔혹사

대기업 총수들이 한층 엄격해진 사법 잣대로 연이어 법정 구속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2012년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심 재판에서 배임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된 후 지난 1월 최태원 SK 회장이 1심 재판에서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후 7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1월 14일 결심을 앞두고 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를 받고 있는 구자원 LIG그룹 회장도 지난 9월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각각 사기성 CP 발행 혐의와 횡령·배임, 탈세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역시 최근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됐고, 1월 16일 선고 공판이 열린다.

7. 류현진-추신수-박인비 활약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과 추신수의 한 해였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은 신인 중 최다 이닝을 던졌고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추신수는 타율 0.285, 출루율 0.423, 21홈런, 20도루, 107득점을 기록하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원)를 받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박인비 선수는 4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일궜다. 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올리며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가 되는 개가를 올렸다.

8. 최장 철도파업…경제도 발이 묶였다

12월 9일부터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이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코레일과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 공공부문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개혁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노조측은 수서발 KTX 법인 사업면허 발급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2일 민주노총 설립 이후 처음으로 본부 사무실에 공권력을 투입했으나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 연행에는 실패했다.
철도물류업계는 철도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철도수송 차질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고 국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9. 원전비리·전력난에 국민 스트레스 극에 달해

올해는 원전비리가 연이어 터지면서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비리는 원전 배수구 바닥판부터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부품까지 광범위했고, 특히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불량부품이 원전에 대거 설치된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을 실감하게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국전력 임직원과 브로커가 챙긴 뒷돈만도 수십억원이다.
이 때문에 신고리 1·2호기 등 국내 원전 3기가 가동을 중단해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대란 위기에 직면했다.

10.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 성추행 스캔들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사건은 '세계 8대 굴욕 뉴스'로 꼽힐 정도로 국격을 추락시킨 국가적인 망신이었다. 게다가 윤 전 대변인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집권 초반 인사난맥상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인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기로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체포영장 발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은 해를 넘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