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알수 없는' 朴정부의 금융권 인사
2013-12-29 09:00
첫 여성은행장까지…파격·깜짝 인사의 연속
금융권 수장을 선임하는 데 있어선 불통은 아니지만, 한해 동안 파격·깜짝 인사가 이어졌던 게 사실이다. 정치권, 금융권 그리고 언론계 등에서 오르내리는 하마평을 무색케 할 정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이 차기 행장에 선임되면서, 또다시 현 정부의 파격·깜짝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차기 기업은행장과 관련 관료 출신 또는 은행 내부 출신, 둘로 구분돼 몇몇 후보들이 주목 받았었다.
하마평에 오른 유력 후보들 모두 남자였고, 권 부행장은 관심에서 조금 벗어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권 부행장이 차기 행장에 선임된 사실이 발표됐을 때 유력 후보군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던 후보, 그것도 첫 여성행장이란 점에서 파격 인사란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쏟아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장 선임으로 현 정부의 파격 인사에 다시 한 번 놀랐다"며 "일부러 하마평을 피해 선임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현 정부의 인사는 끝까지 알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현 정부의 깜짝 인사는 홍기택 산은금융그룹 회장 선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금융인도 소위 '모피아' 출신도 아닌 학자 출신인 홍 회장 선임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당초 신용보증기금 차기 이사장으로 꾸준히 거론됐었다. 또 홍 사장은 신보가 아닌 기술보증기금 차기 이사장에 선임될 것이란 얘기도 돌았었다. 하지만 이같은 하마평은 모두 빗나갔고, 결국 캠코 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을 중용한 점도 파격적이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근우 신보 이사장 모두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비록 정부가 기관장을 선임하지 않는 민간 금융사의 최고경영자이지만, 이건호 국민은행장 역시 금융연구원 출신이다보니 현 정부에선 '모피아'가 아닌 금융연구원 출신들이 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이젠 기보 차기 이사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김한철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김준호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조병제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유성수 기술신보 전무 등 4명으로 후보군이 좁혀졌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보 차기 이사장과 관련해서도 특정 후보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올해 정부의 인사를 봤을 때 어느 누구도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기보 역시 차기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기보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후보 모두 함량이 미달되므로 재공모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