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서울 정동길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철도노조 파업 14일째를 맞은 22일 경찰은 오전부터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민주노총 사무실이 위치한 경향신문 건물로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지난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그것도 대규모 경찰 병력을 투입했다.

이번 사태는 정부 당국이 불법파업 등에 강경입장을 발표한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라 정부와 노조간의 마찰이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이날 경찰은 이날 철도노조 간부 검거를 위해 경찰 체포조 600여명울 투입하는가 하면, 주위 통제 인원까지 합치면 47개 중대 총 4000여명을 배치됐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 건물 주변 바닥에 매트리스 2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외부인의 건물 출입을 막고 경향신문 건물 앞 정동길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바람에 일대는 하루종일 큰 소란을 겪었다. 경향신문 건물에서 시작한 실랑이와 소등은 일대 인근 수백ｍ로 확대되기도 했다. 여기 저기서 반대의 구호소리가 울려퍼졌고, 경찰의 진압 명령과 단체로 발을 굴리는 소리도 진동했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부 사무실로 진입은 불법”이라고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의원 등과 노조원들은 철도 파업에 대해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한 것 자체가 부당하다며 경찰 진입을 막아섰다. 일부 노조원들은 건물 14층에서 소화전 호수로 물을 뿌리며 경찰 진입을 막는 모습도 노출됐다.

이날 경찰은 100명이 넘는 노조 관계자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마포·강남·도봉 등 9개 경찰서에서 나눠 연행했다.

한편 경찰은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고모(45)씨와 영주지역본부 윤모(47)씨 등노조 간부 2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