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입전형 간소화…수험생은 더 복잡?
2013-12-20 11:30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내년 대입부터 전형 간소화가 이뤄져 수시는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정시는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형이 간소화 됐다고 해서 수험생의 입시 부담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입전형 간소화에 따라 학생들이 보다 가벼운 마음이 들 것 같지만, 수시·정시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둘 다 동시에 지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올해보다 더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입시까지는 우선선발이 있어 수능만 잘하면 수시와 정시 모두 대비할 수 있었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약화돼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겼다"며 "학생부, 논술, 수능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어 오히려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났다"고 했다.
따라서 수요자 입장에서 '진정한 간소화'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시와 정시 성격이 뚜렷하게 나눠져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그 전략 자체가 매우 무모한 상황인 것이다. 여전히 전체모집의 65%를 차지하는 수시를 위해 수능을 포기하기도 그렇고, 35% 비중의 정시를 위해 수능만 매달리기도 애매하다.
특히 당장 내년 대입에 돌입하는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경기도 사립고에 다니는 한 고2 학생은 "지금 수능 위주로 공부하고 있는데, 내년 수시를 위해 겨울방학 동안 논술을 준비해야하나 고민 중"이라며 "그렇다고 정시모집 인원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서 수시 준비를 안 하기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대학 측이 수시 비중을 예상보다 덜 줄어들었기 때문에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시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선점할 수 있어 대학이 정시 비중을 무작정 늘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소장은 "교육부 대입제도 개편안이 발표됐을 당시 대학들이 정시 비중을 많이 높일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수시가 생각보다 덜 줄었다"며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먼저 뽑을 수 있는 수시 선호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