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스마트폰 등 수신기기로 확대 부과 건의 논란
2013-12-17 17:2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KBS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하면서 TV수상기 외에 태블릿, PC, 휴대전화와 같은 수신기기로 부과 대상을 확대하도록 해 달라고 정책 방안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17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을 보고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KBS는 인상안에서 수신료를 4000원으로 1500원 인상하고 대신 연간 2100억원의 광고를 줄여 비중을 40%에서 22%로 낮추고 수신료 비중은 37%에서 53%로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공적책무 확대를 위해 6747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안과 EBS 지원 비율은 3%에서 5%로 확대하는 안도 포함됐다.
이같은 방안은 야당 측 이사 4명이 불참한 채 7명이 참석한 KBS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KBS가 제기한 방안에는 현재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는 TV 수상기 외에 TV카드를 장착한 PC, DMB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안도 포함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 수신료를 앞으로 3년마다 물가에 연동해 자동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야당 추천인 김충식,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같은 안에 대해 전체회의 후 성명을 발표하고 반대를 표명했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수신료 부과 대상을 확대하게 되면 5000만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에 부과할 수 있게 된다”며 는 “KBS가 자구노력을 외면한 채로 멀티미디어 기기에까지 수신료를 부담시켜 득을 보겠다는 단편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양문석 위원은 “1인 기기로 확대할 경우 엄청난 인상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사회도 설득하지 못하는 인상안은 수신료 폭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2500원에서 4000원으로 KBS 수신료를 인상하는 안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공공요금과 같은 수신료를 한번에 60%나 올리는 일은 유례가 없다”며 “수신료는 전기요금과 합쳐 의무적으로 내야해 세금과도 같은데 정부가 공공요금을 올릴 때 논치를 보며 물가상승을 고려해 기껏 10% 내외를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인상폭이 너무 높다”고 비판했다.
김 상임위원은 "야권 이사들이 공영성 강화를 위해 주장한 사장 선임에 관한 특별정족수 도입, 보도국장 등 주요국장 구성원 임명 동의 등 공영성 강화를 위한 제안은 단 한가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측 상임위원들 역시 비판의 강도는 다르지만 제출 인상안의 문제점을 따졌다.
김대희 상임위원은 전체회의에서 “광고 2100억이 빠져나간다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자구노력도 미흡해 161명 감소분을 내세우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KBS1과 KBS2의 회계분리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다뤄져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 위원은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 없는 방송이 필요하고 깨끗한 공영방송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KBS1은 수신료를 바탕으로, KBS2는 광고로 운영하겠다는 회계분리를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가 됐다”며 "야권 이사들이 제기한 소수 의견도 첨부해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KBS 수신료와 관련해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성도 현대사회에서 더 큰 문제"라며 "인상안의 문제점을 상임위원을 반장으로 하는 전담반을 구성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