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상시출입 폐지,직원 정치개입금지 서약"

2013-12-13 09:35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당, 언론사에 대한 상시출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의 정치활동 금지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체 개혁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다.

새누리당은 만족할만한 개혁안이라고 긍정 평가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은 개혁 의지가 미흡하다고 지적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보고받고 회의 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의원의 브리핑을 통해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자체개혁안에서 국회, 정당, 언론사에 대한 정보관(IO) 상시출입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해 전(全) 직원의 정치개입금지 서약이 제도화되고 퇴직 직원의 경우에도 퇴직한 지 3년 동안 정당가입과 활동이 금지된다.

국정원 직원이 상급자의 부당한 정치개입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부당명령 심사청구센터'와 '적법성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방안도 개혁안에 담겼다.

이에 따라 정치 관여 소지가 있는 지시를 받은 직원은 감찰실 내 '부당명령 심사청구센터'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센터는 '적법성 심사위원회'에 명령의 위법 여부를 심사토록 의뢰해야 한다. 심사 결과 부당명령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 지시자는 징계위에 회부된다.

적법성심사위는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보좌관실 산하에 설치하고 외부 파견 검사 2명이 주도하도록 규정했다.

또 변호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민감한 사안이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업무는 사전에 법률 검토를 받도록 하는 '준법통제회' 제도를 운영키로 했다.

국정원은 대선개입 의혹의 발단이 된 대북심리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한정하기 위한 '방어심리전 시행규정'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어심리전은 △북한지령·북한체제 선전선동 △대한민국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 부정 △반헌법적 북한 주장 동조 등에 한해 수행하고 이적 사이트에 대한 정보수집 차원의 활동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방어심리전 활동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인 관련 내용의 언급은 금지된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이날 보고에서 "엄격한 탈 정치 기반이 구축돼 있는 국가 안보 수호기관임에도 아직 국민 신뢰가 부족한 점을 반성한다"면서 "대북정보, 초국가적 위협 관련 정보수집 기능을 확대하고 방첩·대공 수사기능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사이버전 대응, 과학기술 정보역량, 첨단기술 보호 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방어심리전 업무 자체가 불법이고, 국회의 예산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특위 내 여야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