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철회 왜 늘지? “올 새내기주 3분의 1 공모가 하회”

2013-12-11 16:22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근 상장 준비 작업 막바지 단계를 진행하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 기업들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3분의 1꼴로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신규 상장사(분할 상장 제외) 35곳 가운데 12곳은 이날 종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12곳 가운데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인 윈팩이 가장 하락폭이 컸다. 지난 4월 공모가 4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윈팩은 이날 2145원으로 마감, 절반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상장 철회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는 신호탄 아니냐며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던 하나머티리얼즈는 지난 9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하나머티리얼즈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회사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지 못해 공모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지난 5~6일 진행됐던 기관 수요예측에서 결정된 공모가가 예상공모가 3800원을 밑돌았다.

지난 6일 동우에이치에스티 역시 상장을 연기했다. 이 회사는 9~10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 오는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사측은 최근 상장 기업들이 주가가 좋지 않아 상장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증시 전망이 밝지 않아 IPO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94.78로 마감, 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김기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지난 6월 말 이후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한 500선이 깨져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실적 기대감 약화, 기관 및 외국인 수급 불균형, 기업 신뢰 하락 등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