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선택' 종영… 울리고 웃긴 두 가지
2013-12-04 08:11
나미래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사랑을 포기했고, 김신과 박세주(정용화), 서유경(한채아) 역시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섰다. 몇 년 후 우연히 만난 이들은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나미래의 진짜 남편은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미래의 선택'은 지난달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시청자들을 큰미래표 타임머신에 태웠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나미래와 함께 '운명의 결정론'에 대해 고민했다.
뜨거운 사랑은 얻지 못했다. 시청률 20%를 웃돌며 대박 드라마 반열에 이름을 올린 '굿닥터'의 후광도 없었다. 9.7%, 동시간대 2위로 시작했지만 '수상한 가정부'에 밀리더니 지금은 '기황후'에 밀려 꼴찌 굴욕을 면치 못했다. 5년 만에 돌아온 이동건과 로코 여왕 윤은혜의 의기투합에도 '미래의 선택'은 외면받았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가 그러하듯 마니아는 있었다. '미래의 내가 우주에 살고 있다면…'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한 '미래의 선택'은 몇몇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으로 불러모으기에 충분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데 혹하지 않을 사람은 없기 때문일 터다.
독특한 설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종영한 '미래의 선택'. 지난 두 달 동안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이유를 되짚어봤다.
두 사람은 일반적인 중견 여배우의 출연과는 달랐다. 윤은혜 이동건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함께 출연할 때나 각자의 자리에서 연기할 때나 범상치 않은 포스를 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느 드라마에서 'OOO의 엄마'라든지 '△△△의 사장'과는 달랐다.
소탈한 모습으로 기품있는 연기를 펼쳐왔던 최명길은 화려한 의상과 짙은 화장으로 치장한 채 허당기 가득하고 소녀같이 귀여운 모습으로, 따뜻하고 자애로운 국민엄마의 대표주자였던 고두심은 차갑고 냉철한 언론 재벌가(家) 회장으로 파격 변신,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완벽에 가까운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이며 '미래의 선택'의 중심을 지탱했다.
#. 나미래의 성장 스토리
'미래의 선택'은 가슴 설레는 예측불허 러브라인과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성장스토리를 담아내며 웰메이드 신(新) 타임슬립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전화상담원으로 살고 있는 현재의 나미래가 25년 후 자신인 미래의 나미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래의 선택'. 나미래는 자신이 진짜 원하던 꿈인 방송작가에 한 발 다가가면서 성장했다. 단순히 미래에서 온 내가 아닌 인생의 조력자가 된 큰미래 덕분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웃음과 동시에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나미래가 김신과의 비극적 미래에 대해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러움 가득한 오열을 쏟아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접는 모습이 눈물샘을 자극한 것. 자아 정체성을 찾음과 동시에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면서 마니아 드라마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