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유관 협회, 삼성 인사 결과에 민감한 이유는?

2013-12-03 15:23
삼성 사장단 인사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협회 수장 교체, 삼성 출신 협회장 절대 다수

신임 반도체협회장을 맡게 될 김기남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왼쪽)과 디스플레이협회 차기 협회장이 유력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지난 2일 실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민간 차원의 유관 협회 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바뀌면서 삼성 출신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협회의 수장도 함께 교체될 예정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협회는 내년 초 신임 협회장을 선출한다. 11대 반도체협회장을 맡고 있던 전동수 사장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를 떠나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후임으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를 새로 이끌게 된 김기남 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유력하다. 반도체협회는 협회장의 인사 이동시 후임자가 잔여 임기를 채우도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반도체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전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한 뒤 9개월이 지난 만큼 김 사장이 남은 2년여의 임기를 채우게 된다. 

디스플레이협회도 협회장이었던 김 사장이 떠나면서 갑작스럽게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 디스플레이협회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된 박동건 사장을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협회는 지난 2011년 조수인 삼성전자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년 협회장이 바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1년마다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산업 관련 협회의 수장이 삼성그룹의 인사 결과에 따라 바뀌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협회의 경우 역대 협회장 8명 중 5명이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5~6대 협회장을 연이어 맡기도 했다.

디스플레이협회도 역대 4명의 협회장 가운데 3명이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 소속이었다. 2대 협회장을 역임한 권영수 전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유일한 비(非) 삼성 출신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수의 민간 협회 수장을 삼성 출신들이 맡고 있다 보니 삼성의 인사 결과가 특정 협회의 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의 규모가 경쟁사보다 큰 만큼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