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결국 상원의원직 발탁 … "그래도 정치할 것"
2013-11-28 07:20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세금 횡령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의 세금 횡령 유죄가 확정되면서 이탈리아 상원은 세베리노법에 따라 상원의원직을 박탈 여부에 대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의원직 박탈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 베를루스코니는 앞으로 6년간 총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현재 베를루스코니는 77세이기 때문에 정치생명이 끝난 셈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총리직 3선에 성공했으며 전후 이탈리아 통산 최장 총리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세금 횡령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여성과 붕가붕가 파티를 벌이고 미성년자와 성매매 혐의까지 안고 있다. 의원직이 상실됐기 때문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형사재판 등을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지난 8월 베를루스코니가 방송사인 미디어셋의 세금 횡령을 주도한 혐의로 실형 4형을 선고한 항소법의 결정을 인정했다. 사면법에 따라 3년이 감형됐으며 70세가 넘은 점을 감안해 1년간 가택연금 및 사회봉사를 하기로 했다.
이날 베를루스코니를 지지자들은 깃발을 들고 그의 저택을 둘러쌌다. 이들은 베를루스코니가 좌파 정치세력의 희생양이라며 베를루스코니를 옹호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격렬하고 슬픈 하루였다"며 "우리는 절대 절망하지 말고 계속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정치 지도자도 나처럼 박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었던 정당 '포르차 이탈리아'에서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포르차 이탈리아는 상원 투표에 앞서 연합정부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