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통화위원 "중국 소비 빠르게 증가하지 않아"
2013-11-21 14:13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위원인 쑹궈칭(宋國靑) 베이징대 교수는 21일 "중국 경제에 대한 소비확대, 투자 제어 등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 위원은 이날 베이징 켐핀스키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창립 10주년 기념 국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한은 금통위원격인 쑹 위원은 "중국은 저축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는 소비율 하락과 높은 투자율의 배경이며 수 년 간 정부의 정책 노력에도 가계 소비는 빠르게 늘어나는 움직임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 몇 년 간 투자가 여전히 높은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비중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강, 의료, 육아, 교육, 금융, 실버 산업 등 소비 분야에도 투자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순원 한은 금통위원은 "중국이 경제 발전 방식을 수출·투자 주도형에서 내수위주 성장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성장률과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의 발전 전략 전환에 대응해 중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에 수출역량을 더 기울이는 등 수출 전략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거론하면서 "상품 교역과 더불어 금융 부문의 교류를 강화해 한 차원 더 높은 경제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전략적 협력 관계의 내실화 등을 통해 한중 양국이 세계 경제의 성장 중심축 부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기술경쟁력과 혁신역량 강화로 한국과의 협력과 경쟁이 양존하면서 양국 산업 관계는 지금의 수직적 분업구조 위주에서 수평적 분업구조 위주로 개편할 것이라며 양국은 환경분야에서 세계표준을 공동개발하거나 신시장 개척에 공동 대응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은 과거 30년 간 고도성장의 토대였던 인구 배당금, 개혁ㆍ개방 배당금 효과에 일종의 수확체감의 법칙이 작동하고 있어 경제체제의 전면개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