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도 경제 성장률 3.7% 내외 전망
2013-11-19 12:02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이 3.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인 3.9%와 3.8%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KDI는 19일 발표한 ‘2013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도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됨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내수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2012년 이후 지속된 부진으로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간소비는 내년도에 3.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에 따라 소득이 증가하고,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해 실질구매력이 개선되면서 올 하반기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불확실성도 축소되면서 작년 이후 지속된 극심한 부진이 완화돼 8.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올해 7.1% 보다 낮은 2.9%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수주의 부진을 감안할 때 최근의 호조세가 향후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수출은 향후에도 세계경제의 회복과 함께 수출여건이 개선되면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수출은 올해와 비교해 6.6% 내외로 증가하고, 수입도 내수 회복에 따라 6.9%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내수 개선, 교역조건 악화 및 원화가치 상승 등에 주로 기인해 흑자폭이 점차 축소되겠으나, 내년에도 510억달러 내외의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1% 내외의 낮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는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으로 인해 상승세가 점차 확대되겠으나, 내년에도 여전히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하는 2.0%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관련해선 내년도 실업률이 3.1%의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35만명 내외)보다 확대된 40만명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다만, KDI는 양적완화 축소와 가계부채의 증가 등 대내외 리스크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KDI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3.7%는 세계경제가 금년 2.9%보다 높은 3.6%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 달성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재정 관련 정치적 합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양적완화 축소가 재정여건이 취약한 유로존 국가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내 설비투자 개선의 지연과 함께,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이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에도 내수 회복이 둔화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KDI는 내년도 재정정책은 당분간 경기대응적인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회복세에 맞추어 점차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균형재정 달성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재정지출의 구조를 조정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당분간은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기준금리 2.5% 내외에서 운용하되, 대외여건의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이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실제와 목표 물가상승률 간의 큰 괴리가 현재와 같이 지속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제성장의 위협요소가 될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주택 관련 대출상품 구조를 건전화하고, 동양그룹 사태로 표면화된 금융상품 판매자의 이해상충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기준 제고의 필요성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