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기출문제를 불법으로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김영문 부장검사)는 SAT 기출문제를 불법 유통시킨 혐의(저작권법 위반, 업무방해 등)로 브로커 8명과 이 문제를 강의에 사용한 학원 12곳의 운영자 및 강사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군인 피의자 1명은 군검찰로 이송했다. 이들 중 브로커인 A씨는 SAT 기출문제를 인터넷에서 산 후 수험생이나 학원 강사, 다른 브로커 등에 재판매해 그 대가로 2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어학원 운영자 B씨는 지난해 3월 미국 괌에서 치러진 SAT 시험장에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 문제를 촬영하는 등 불법으로 입수한 기출문제를 강의에 활용했다. B씨는 시험을 치른 수강생들로부터 기출문제를 입수하기도 했다.

어학원 경영자인 C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브로커에게서 SAT 기출문제를 사들여 강의에 활용,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SAT 기출문제 판매 브로커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브로커를 상대로 범죄수익 전액 환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험 주관사가 미국교육평가원(ETS)인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돼 기출문제의 공개는 원칙적 공개가 금지된다. 앞서 강남의 일부 학원에서 SAT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을 때 선택과목이 취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