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택시 기본요금 3000원 시대 한달째… 무엇이 바뀌었나(?)

2013-11-17 12:4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 택시의 기본요금이 3000원으로 오른지 한 달이 지났다. 당장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택시업계와 별반 서비스가 나아진 게 없다는 시민들의 반응은 확연히 엇갈린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전 4시를 기준으로 택시 기본요금이 기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됐다.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택시회사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운수종사자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가 택시요금 조정 전(9월 8~14일)·후(11월 3~9일) 1주일간 기사들의 운송수입금을 점검한 결과, 1인당 벌어들이는 금액은 기존에 하루 14만5000원에서 15만655원으로 3.9% 증가했다.

서울의 법인택시회사 255곳에서 모두 2만200여대를 운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47억1000만원이던 일일 전체 결제금액은 49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택시의 기본요금 인상폭(10.9%)과 비교했을 땐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다시 말해 택시수요가 기본요금 변동과 함께 큰 폭으로 준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물가변동으로 인한 파장이 안정되려면 2~3개월 소요, 연말께 운송수입이 인상폭 수준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운송수입 증가는 이르면 내달부터 택시회사와 기사들에게 반영될 전망이다. 아직 개별회사의 노사간 임금과 단체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납입기준금 일명 '사납금' 2만5000원 이하로 인상 ▲월 정액급여 23만원 이상 인상 ▲하루 유류비 실사용량 지급(25L→35L)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 가이드라인을 각 법인에 내려보냈다. 시는 또 협상을 내달 1일까지 마무리할 것을 권고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운수종사자의 월급(정액급여+비공식수입)은 평균 20만원 안팎에서 오르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서울시측 설명이다.

반면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등 택시의 불친절함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40대 직장인 나모씨는 "단거리나 장거리를 떠나 밤 늦은 시각에 시내에서 택시잡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라며 "불합리한 요금정책 개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용객의 불만 해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이 적용된 10월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 120다산콜센터에 접수된 택시 승차거부 건수는 8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45건에 비해 151건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비스가 나아진 게 아니라 서울시의 최근 강력한 단속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경찰청 역시 심야택시의 승차거부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경영 부담과 운수종사자 처우는 단계적으로 나아질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는 운전자 스스로가 책임의식을 갖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