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0주년 맞은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박차

2013-11-10 12:00
1200개 실용화 가능 연구 성과 박람회 통해 기술이전 예정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대전=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대전시 도룡동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최근 바빠졌다.

대덕특구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8일 방문한 대덕 특구 곳곳에는 ‘함께 이룬 과학기술 함께 누릴 미래창조’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특구가 진행한 슬로건 공모에서 1위에 당선된 작품이다.

대덕특구 40년의 오늘과 미래 40년의 약속을 상징한다.

재단 입구에는 대덕특구 모형이 놓여 있었다.

모형은 정부출연연과 민간 연구소등이 모여 있는 1지구, 첨단업종 연구생산 배후거점인 2지구, 산업거점인 대덕산업단지가 있는 3지구, 과학벨트 거점지역인 4지구,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있는 5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돼 있다.

대덕특구는 과학기술 발전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철학에 따라 1973년 연구학원도시로 조성을 추진하면서 11월 조성 고시를 제정했다.

전략산업 기술연구관을 설립하고 서울에 흩어져 있는 국공립연구기관을 집결시켜 연구기능을 극대화하자는 목적이었다.

1978년 표준과학연구원이 처음으로 입주하기 시작하고 민간연구소가 들어서면서 단지는 형성단계에 들어섰다.

1992년까지는 기계, 화학, 원자력, 에너지, 전자 등 출연연 및 대학, 민간연구소 등이 입주한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위상을 알린 대덕단지는 CDMA, 인공위성, 표준형 원전, 신형무기 개발 등 성과를 냈다.

정부는 2005년 이곳을 특구로 전환하고 기술사업화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특구재단의 전신은 1979년 설립된 대덕단지관리소다. 

2005년 설립된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는 특구육성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출범 40주년을 맞아 정부는 대덕특구를 창조경제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를 통해 기초연구와 응용개발, 사업화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덕특구의 입주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 출연기관 30개, 대학 5개, 기업체 1312개, 공공기관 11개 등 1401곳으로 기술이전금액은 2005년 524억원에서 지난해말 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소기업은 2006년 2곳에서 지난해말 35개로 늘었다.

40년 기념행사 중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출연연 특허박람회가 주목된다.

윤병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술사업화팀장은 “시대 조류와 기업 수요에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1500건을 선별해 이번 박람회에서 1000건 이상을 1000만원 이하의 소액이나 무상으로 이전을 할 계획”이라며 “상담 및 협상을 통해 기술이전 조인식까지 진행하는 원스톱 행사로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옆에 2011년 건립된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는 중소기업의 상용제품 생산지원을 위해 시제품의 설계, 제작, 시험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센터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작지원 시설과 금형제작 지원 시스템, 네트워크 장비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을 갗추고 있다.

이곳에는 출연연이나 KAIST 등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중소기업들이 입주해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브릭은 온도와 전류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 센서를 개발해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모듈을 선보일 예정이다.

페타리는 물류 팰릿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RFID 장치를 개발 중으로 미국 대형 업체에 시제품을 납품하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통신기능을 갖춘 이 제품은 총탄을 맞거나 지게차가 깔고 지나가도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강성을 갖춘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박영진 페타리 대표는 “전형적인 사물지능통신 제품”이라며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가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출연연들도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면역세포의 일종으로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자연살해(NK) 세포의 분화와 활성을 유도하는 최적화 기술을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임상연구를 진행중으로 2016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투여한 결과 재발률이 50% 낮아지고 생존률은 3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하는 곳도 있다.

이 연구소의 지진연구센터는 각 지역의 관측소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지진을 관측하고 북한의 핵실험등을 탐지하는 안보와 밀접한 역할도 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의 경우에는 우주개발 국책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항우연의 위성시험동에서는 내년 말 발사예정인 아리랑 3A호의 조립이 한창이었다. 이 위성은 아리랑 3호와 크기와 모양이 같지만 해상도가 개선되는 등 성능이 높아졌다. 

항우연은 2019년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2020년 달궤도선·달탐사선 발사를 위한 개발 사업도 준비 중이다.

40주년을 맞은 대덕특구에서 기술사업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