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럽 & 컨트리클럽> 트리니티클럽

2013-10-30 11:21
프라이버시를 최고가치로 삼는 정통 회원제…300야드 천연연습장·빠른 그린 압권…분실구 해저드 처리는 ‘옥에 티’

트리니티클럽 18번홀. 파4인데도 레귤러티 길이가 410야드인데다 벙커가 산재해있어 고난도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 다른 사람의 눈길과 간섭을 받지 않고 18홀을 플레이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그런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신세계에서 만들어 지난해 개장한 트리니티클럽(18홀·경기 여주)이 그 곳이다. 이 골프장이야말로 ‘골퍼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정통 회원제 코스’라고 할 만하다.
 
 이 골프장은 개장한 지 1년정도 됐지만, 골프 마니아 중에서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회원과 함께 가야 라운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클럽엔 정회원과 연회원 약 70명이 있다. 정회원의 입회금은 15억원이다. 연회원은 이용료로 7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 돈은 1년 후 골프장에 귀속되는데 안양CC(5000만원)보다 비싸다.
 
 골프장에 들어설 때부터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라커룸에는 일반 욕실 외에 샤워를 할 수 있는 부스가 따로 마련돼 있다. 클럽 하우스내 동선이나 레스토랑의 레이 아웃, 인접 홀의 분리 배치 등은 그날 온 다른 고객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손님이 도착할 때부터 나갈 때까지 직원들이 풀 서비스를 해준다.
 
 이 클럽의 하드웨어도 눈에 띈다. 클럽하우스 바로 앞에는 길이 300야드인 드라이빙 레인지가 있다. 좌우나 끝에 망도 없다. 티오프전 이곳에 들르는 골퍼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천연잔디위에서 볼을 친다는 사실이다. 연습용 볼도 타이틀리스트 ‘프로 v1’으로 갖춰놓았다. 골퍼들은 타이거 우즈나 최경주가 된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톰 파지오 2세가 설계한 이 코스의 특징은 그린에 있다. 평상시에도 그린 스피드는 3m(스팀프미터 기준)에 달한다. 프로대회 수준에 버금가는 셋업이다. 다른 골프장에서 하던대로 스트로크했다가는 볼은 홀을 지나쳐버린다. 이 골프장이 벤치 마킹을 했다는 해슬리나인브릿지처럼 18개홀 그린 아래에는 ‘서브에어 시스템’을 갖췄다. 악천후에서도 정상적인 그린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린 잔디는 모두 벤트 그래스다. 이 잔디는 대부분 골프장에서 그린에 심는 품종이다. 요컨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할 때, 일반 골프장의 그린에 놓인 볼을 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카이72GC 하늘코스, 잭 니클라우스GC, 나인브릿지 등이 페어웨이에 벤트 그래스를 심었다.
 
 그린은 절반 정도가 주위의 지면보다 솟아있는 ‘포대형’이다. 어프로치샷을 대충 했다가는 볼이 그린앞으로 굴러내려버린다. 티잉 그라운드는 홀당 6개씩 있어 골퍼들은 기량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18홀을 도는 동안 OB말뚝을 볼 수 없는 점은 독특하지만, 러프에서 볼을 찾지 못할 경우 워터 해저드 처리를 하는 로컬룰은 옥에 티다. 설계가의 의도, 골프의 본령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순수 회원제골프장을 추구하는데다 회원 모집 초기이다 보니 손님이 많지 않다. 이 골프장의 하루 입장객은 여타 골프장에 비해 턱없이 적다. 고급 회원제골프장으로서의 명분과 기업의 존재 목적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트리니티클럽을 주시하는 사람이 적지않다.